부지 계곡의 아홉개의 돌, 이응우

사바나의 슬리퍼, 이응우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주 커치 일대는 잘 알려진 단층 지역이라서 예로부터 지진에 의한 피해가 그치지 않았다. 특히 1819년 대지진은 규모 8.2에 달했으며 여진만 30년간 지속되었다. 이때 커치의 대부분은 융기되어 육지가 되었으며 육지에 둘러싸인 바다는 오늘날 ‘화이트 란(White Rann)’ 즉 소금 사막이라고 하는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루게 되었다. 서쪽 끝 럭팟(Lakhpat)에는 바다 건너 아라비아와 무역을 통해 영화를 누리던 도시가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채 200년 이상 방치되어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진은 2001년 대지진으로, 2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때는 우리나라도 구조인력을 파견하였었다. 당시 그 중심지 부지는 복구를 포기할 만큼 피해가 컸다. 아직도 복구는 진행 중이며 거대한 지진 기념관이 ‘부지야 공원’ 밑에 세워지고 있었다.

화이트 란

부지의 환경친화건축가 키란 바겔라(Kiran Vahgela)교수의 주선으로 2월 초 이른 새벽 먼동이 트기도 전에 건축학교 ‘후난샬라(Hunanshala)’ 부설 ‘카리가샬라(Karigashala/후난샬라의 목공실습소)’ 목공부 학생들의 현장학습인 염호(鹽湖/Rann of Kutch Lake) 건너 ‘돌라비라(Dholavira)’ 유네스코 유적답사에 편승했다. ‘후난샬라 건축학교’는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청소년에게 건축을 통해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대안학교로서 사회적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도 기여가 큰 학교이다. 그들의 자연 재료의 활용이나 폐자재 재활용 중심 건축 철학은 교육적 성과를 냈으며 부지의 대지진 피해 복구에도 괄목할 공을 세웠다. 키란은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오래전 세계 환경친화건축가 50인에 선정된 바 있다.

목공학교의 드로잉 수업 발표

2층에서 본 키란의 집

키란의 집 내부

커치는 파키스탄 접경 지역으로 구자라트주의 한 행정구역인데 그 면적은 남한 면적의 절반 크기다. 부지는 이 지역의 중심 도시이며 군사적 요충지다. 대부분 시골 지역은 기후조건이 고온 건조하므로 예로부터 농경보다 목축과 직조로 유명한 곳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의해 양털과 면화를 이용한 수공 직조산업이 발달했으며 오늘날까지 그 전통이 살아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부지의 LLDC(Life & Learning Design Center)는 이러한 입지 여건에 따라 시골마다 아직도 살아있는 수공 직조산업의 명맥을 잇고 현대화함으로써 그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사설 전시관 겸 교육센터다. 키릿 데이브(Kirit Dave) 씨는 LLDC의 소유주 겸 책임자로 모든 것을 총괄 지휘한다.

LLDC 건물

부지의 두 명인, 키란 바겔라와 키릿 데이브와 함께

1+1=1, 이응우, 구자라트 인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