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동북아평화재단 이사장)
코리안의 유라시아 대륙 이주 역사
1864년 두만강 넘어 러시아로의 이주가 시작된 이후 1937년까지는 연해주 고려인이었다. 이때 인구 20여 만명. 1937년 약 18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되고,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되었다. 1990년 당시 약 55만 명으로 늘어난 고려인은 소련 해체와 함께 다시 재이주가 시작되어 현재는 중앙아시아 25만, 러시아 20만 , 한국 10만 등 곳곳으로 이주하여 유라시아 대륙의 전 지역에 사는 유라시아 고려인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두만강 이주의 시기를 겪은 중국 연변과 동북 3성으로 이주한 조선족은 러시아와 비교하면 강제이주 같은 급격한 변화를 당하지 않고, 동북3성을 중심으로 문화와 언어를 지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살아왔다. 전체 인구도 1990년대에는 200만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개방과 산업화를 맞으며 중국의 연안 개발 도시로 자발적 이주가 시작 되었고, 한국으로도 70-80만 명의 이주가 이루어졌다. 현재 동북 3성에는 체감으로 전체 조선족의 30% 미만이 살고 있고, 70% 이상의 동포가 전 중국과 유라시아에 산개하였다. 여기 연해주에도 곳곳에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와서 살고 있다. 동북 3성의 조선족에서 중국 전역으로 산개하였고, 그리고 지금은 유라시아 전역으로, 전세계로 확산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할수 있다
고려인과 우리말
1937년까지는 우리 말을 가르칠 수 있는 학교가 연해주에 약 500여 개가 있었으나 강제 이주와 함께 뿌리가 뽑혔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이주지 곳곳의 공동체에서 꾸려가는 우리말 교육이 그나마 존재하였으나, 1990년 이후 현재까지 35년의 재이주 시기에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동안에 우리말 교육은 거의 전면 해체되고 계승되지 못했다. 모스크바의 '1086 고려인 학교' 정도가 소련 해체 시기에 법이 바뀌는 과정에서 운좋게 만들어져 민족교육의 거의 유일한 공립 기관으로 존재하고 있다. 러시아 곳곳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공동체에서 다양한 우리말 교육에 대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단절을 극복하고 언어가 계승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국에서의 우리말 교육
중국은 소수민족 정책에 의해 문화와 언어가 인정되고 , 이런 바탕 위에 조선족학교라는 민족학교가 유지되어 왔다. 동북3성 민족 학교가 있는 어디를 가든 우리말이 통했다. 비교적 국가 시스템에 의해 우리말이 잘 계승 되어왔다고 할 수 있었다 . 하지만 최근 중화민족이라는 단일민족공동체를 내걸고 소수민족의 언어 교육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서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동북3성을 떠난 새로운 상해. 청도. 광주 등지의 이주 지역에서는 십수년 전부터 "주말 우리말 학교 "등의 방식으로 우리말을 이어 가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류로서의 한글 교육과 동포 우리말 교육
한류로 인해 세계적으로 우리말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고 곳곳에 대한민국의 한글 교육 지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동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한류 확산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우리말 교육은 주로 외국인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동포들에 대한 우리말 교육으로 성과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등에 의한 동포 한글학교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은 아니나, 문광부 같은 부처의 한류 정책에 비해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고, 청이 지원하는 한글학교 학생도 외국인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류 확산정책으로서의 한글교육과 동포 언어 지원 교육은 구분되어 연구되고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절박하다.
유라시아 한글 공동체
중국을 제외한 러시아어권의 고려인 동포들의 수가 55만에 이르고 있고 전 유라시아에 확산되어가고 있다고는 하나 산개되어 있고, 각 지역에서의 소수민족의 처지이다. 연해주를 예로 들면 전체적으로 고려인이 약 4만 명 정도 인데, 가장 많은 우수리스크 지역이 약 2만, 두 번 째로 많은 수가 살고 있는 아르촘이 8천여 명, 나머지 천 명 이상이 살고 있는 지역이 나호드카, 빨치산스크, 블라디보스톡, 스파스크 등지가 있다. 참고로 연해주는 대한민국의 1.8배의 면적이고, 인구는 200만 미만이다. 연해주는 러시아 극동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 공동체들은 지난 100여 년 동안 러시아어에 동화되어 왔다. 중앙아시아 이주 후에도 당시 러시아어 권이었고, 소련 해체 이후 재이주의 많은 이유도 아이들이 러시아 언어권에서 교육을 받기 위한 선택이었다. 소련 해체 이후 교육에 대한 수요와 경제적 기회 등으로 대한민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 한국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한국에 10만여 명의 고려인이 다시 우리말 공동체 속에 러시아와 우리말을 섞어 사용하며 이중언어자로 살고 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