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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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08:07 | 최종 수정 2024.11.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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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초여름 교육언론 창을 통해 보내주신 편지에 답신이 늦었습니다.
장학사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고심을 헤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안타까운 현실에 긴 탄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편지를 보내주신 이후 장학사님께서는 지금의 시국을 걱정하는 선언문을 공개 발표하면서 교육자의 양심을 말씀하셨습니다. 퇴행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심경에 공감합니다.
저는 지난 2014년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이란 비전과 ‘생각하는 사람 참여하신 시민’을 교육지표를 갖고 세종시교육감에 취임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학교 혁신과 학교 민주주의를 향해 달려왔고, 아이들과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늘 고민했습니다. 어느새 세종시교육감으로 일을 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장학사님이 우려하고 있는 입시경쟁교육 해소의 더딘 속도에 여전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장학사님이 제안해주신 5가지의 정책은 충분히 이해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일일이 다 설명드리기에는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란 걸 장학사님께서도 이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제안하신 내용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공론화하고, 의제로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교육부와 국회 등 관련 부처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세종시교육청에서는 입시경쟁 교육 해소와 장학사님이 제안한 내용들이 충분한 논의가 이어지고, 담론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교육문제가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교육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와 깊은 연관이 있고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것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도 아니고, 수도권과 지역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고, 학생들의 꿈을 온전하게 지켜갈 수 있도록 살피는 교육은, 시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로 실천해야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교육현장의 힘든 현실을 거의 매일같이 접하고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안타까울 때가 있고, 화가 날 때도 있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에 같이 아파하는 날들도 많습니다.
장학사님께서 편지를 보내고 시국선언을 한 것도 지금의 교육과 교육의 앞날을 크게 걱정하고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깊은 용기에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는 길이 멀고 험해도, 앞길을 막는 이들이 있어 더디더라도, 가야 할 목표는 바뀌지 않아야 합니다. 학생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자신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갈 수 있도록, 학생 한 명도 소외받지 않도록 계속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장학사님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든든한 언덕으로 삼기를 바랍니다. 저도 교육감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멀리서나마 장학사님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2024년 11월 27일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최교진
※ 인천시 교육청 이광국 장학사의 공개 질문에 대한 세종시 최교진 교육감의 페이스북 공개 글을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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