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평화의 등대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2.22 07:15 | 최종 수정 2024.02.22 17:37 의견 2

최복주

크리스탈 케이블카로 가보는 DMZ 구역

임진강 건너 오른 평화전망대

철조망에 닥지닥지 매달린 소원 종이는

오래 잠을 자고

자유의 다리는 철마를 기다리는데

저무는 햇살에 발그레한 은결은

파란 등대 그림자 안고 흐른다

지뢰 표지판 뻘겋게 두 눈 부릅뜬

철책 안에서 커피향에 젖어

수다 떠는 젊은이들

반공이나 멸공 때려잡자 공산당

쳐부수자 공산당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표어 외우며 국민학교 다니던

노인들의 겁나던 시절을 알까 몰라

칠십 년 세월 흘러

평화공원엔 회전목마가

잃어버린 삼십 년 노래를 들으며

덩실덩실 아이들을 돌리고 있다

남과 북 어린이들이 손잡고

회전목마를 탈 날은 언제이려나

자유의 도보다리가 눈앞에 보이는데

멈춰선 경의선 철도가 이어 달라 하는데

(시인, 시집, <날 무딘 호미 하나, 시아북>)

오두산 전망대 평화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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