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준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삶의 끝자락에 서서》를 펴냈다. 이 시집은 상실 이후의 시간,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도 하루를 지켜내며 살아가는 마음을 잔잔한 언어로 기록한 작품이다.
시집은 “은은한 빛과 잔잔한 숨결로 엮은 시”라는 소개처럼, 격한 감정의 분출보다는 조용한 성찰과 질문으로 삶을 응시한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이 뒤섞이는 시간 속에서 시인은 삶의 의미를 되묻고,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하루를 붙드는 태도를 시로 풀어낸다. 계절에 밀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비어져 가는 삶의 순간들 속에서도, 끝내 살아가려는 의지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주제별 흐름이 또렷하다.
1부 ‘삶의 끝자락에 서서’에서는 ‘살아 있다는 것’, ‘하루를 지키고 싶다’, ‘신호등’ 등의 시를 통해 존재와 삶의 본질을 묻는다.
2부 ‘어느 날 바람이 불어오면’은 사랑과 그리움, 이별의 정서를 중심으로 관계의 온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3부 ‘봄 틈 사이로’에서는 계절과 자연을 매개로 삶의 흐름과 회복의 감각을 담아내고,
4부 ‘침묵하는 허공’에서는 고독과 부재, 내면의 침묵을 응시하며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마지막 5부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과 위로의 언어로 시집을 마무리한다.
이번 시집에는 시뿐 아니라 동시(童詩)도 다수 수록돼 있다. 삶의 무게를 어린 시선의 언어로 환기시키는 구성은, 박치준 시인의 서정이 지닌 폭과 균형을 보여준다.
박치준 시인은 2019년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마운틴TV <시공간 시즌2> 전국 공모 시 ‘산다는 것’이 방영되며 명예의전당 명예상을 수상했으며, 윤동주 문학상 작품상, 한국문학발전상, 신춘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현재 가온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사랑하는 딸과,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두 번째 나들이”라고 말한다. 《삶의 끝자락에 서서》는 상실의 끝에서 다시 오늘을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를 건네는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