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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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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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 전종호
그대에게 현재는 늘 과거였다
우아한 꽃들은 현재에서 빛나고
아름다운 미래로 배달되어 갔지만
그대의 주소는 늘 울 밑이었고
마지막 기억은 뭉툭한 손톱이었다
아이들의 마을에서 자라서
한 번 더 손톱에서 붉어지던 꽃은
어른들 눈시울에서 눈물이 되었다
소쩍새 울음을 베고 누워
주름진 꽃자리 너머
새벽 별 하나를 바라보면서
내게서 당신까지의 거리
그리움이 닿는 시간을 가늠하면서
아침 햇살에 눈뜰 때까지
한지에 손톱을 묶은 무명실을 따라
그때 아이의 꿈길을 따라가고 싶다
■봉선화
-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
- 산지 : 인도, 동남아시아
- 강가나 진흙에선 모두 잘 사는 강인성과 공해에 강해 조경용으로 널리 심음
- 4~5월에 씨를 심으면 6월에 꽃이 피고 익으면 탁 터져서 씨를 사방에 흩어짐
-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씨주머니를 건드리면 씨가 사방팔방 튀어나가는데서 유래한 꽃말
■봉선화연정/현철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물들이고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이 뜨거워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봉선화 연정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더 이상 참지 못할 외로움에 젖은 가슴 태우네
울면서 혼자 울면서 사랑한다 말해도
무정한 너는 너는 알지 못하네 봉선화 연정
봉선화 연정
■가곡 봉선화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봉선화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
고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내온 공주보다 조비를 더 사랑한다는 이유로 당시 고려를 지배하던 몽고의 미움을 받아 왕위를 내놓고 몽고 수도로 불려가서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왕은 어느날 한 소녀가 자기를 위해 가야금을 타고 있는 꿈을 꾸었는데 소녀의 손가락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왕은 하도 기이하여 궁궐 안에 있는 궁녀들을 모조리 조사하여보니 한 소녀가 손가락을 흰 헝겊으로 동여매고 있었다. 왕이 그 소녀의 신분을 알아보니 고려에서 온 소녀인데 봉선화 물을 들이기 위함이었다. 왕은 남의 나라에 와 있으면서도 자기 나라 풍습을 지키는 것을 갸륵히 여겨 소상히 알아보니 소녀는 아버지가 충선왕파라 하여 면직당하고 여기까지 끌려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와 계시는 충선왕에게 준비한 가야금 가락을 들려 주겠다고 하였다. 그 가락은 왕이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노래였다. 왕은 크게 감명하여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뜻을 품고 원나라 무종이 왕위에 오를 때 크게 도와 준 공으로 고려에 돌아올 수 있었다. 왕이 돌아와서 다시 왕위에 오른 뒤에 그 갸륵한 소녀를 불러오려 하였으나 이미 죽은 후였다. 왕은 소녀의 정을 기리는 뜻에서 궁궐 뜰에 많은 봉선화를 심게 했다고 한다.
■봉선화 전설
옛날 올림포스 궁전에서 연회가 열렸다, 참석한 신들에게 대접하려고 한 황금사과 한 개가 없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심술궂은 어느 신의 장난으로 인한 사건이었지만 이로 인해 손님들에게 음식을 나르던 한 여인이 의심을 받고 쫓겨나게 되었다. 여인은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적으로 결백을 호소했으나 결국엔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얻어 슬픈 최후를 맞이했고 여인은 죽어 봉선화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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