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덕목이 대동소이하겠지만 특별히 낮은 마음, 전적인 사랑으로 공동체를 돌봐야 할 섬김의 리더십의 덕목은 일반 리더십과는 다소 다를 수밖에 없다. 서번트 리더십의 본질을 잘 정리한 제임스 C. 헌터의 저서 “서번트 리더십 2. 실전 매뉴얼 편”에서는 섬기는 리더십의 본질을 8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겸손

겸손은 "타인에게 자만심이나 거만함 또는 가식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진실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겸손한 리더는 약간의 열등감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결코 자신을 비하하지 않는다. 대신 타인의 견해에 기꺼이 귀를 열고 다가가며 반대의 의견도 폭넓게 수용한다. 겸손한 리더는 자신이 모든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한다. 그래서 자신의 모자란 점도 기꺼이 공개한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과 도덕성에 부합하거나 옳은 일이라고 판단될 때는 강력한 추진력을 보인다. 그리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존중

존중이란 "사람을 소중한 존재처럼 대하는 것"이다. 한 조직의 리더로서 존중을 표현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을 위임함으로서 그들의 성장과 자기계발을 돕는 것이다. 적정 수준의 위임은 당사자의 기술과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존중이란 리더이기 때문에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리더이기 때문에 보여줘야 할 덕목이다. 심지어 존중받을 자격이 없어 보이는 사람조차도 소중한 존재로 존중해주겠다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리더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며 그것이 바로 서번트 리더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무욕

무욕은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리더의 욕구를 채우는 것보다 먼저 구성원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섬기는 리더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타인의 욕구는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다름아닌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적극적으로 그가 최선의 상황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것이 섬기는 리더의 역할이다. 문제는 그 속에 조금이라도 리더 자신의 욕망이나 목표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무욕은 사욕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섬기는 리더는 진심으로 구성원의 희망을 이루어 주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목표를 이루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인내

인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충동 억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그에게서 인격적인 행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인내는 건강한 관계의 기본이다. 인내는 감정과 행동의 일관성과 예측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내를 강조한다고 해서 열정을 억제하라는 말은 아니다. 또한 분노를 절대로 표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열정과 분노는 리더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덕목이다. 하지만 섬기는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그런 모습 속에서도 언제나 인내의 자세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절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친절은 상대방이 송구스러워할 정도로 겸손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을 향한 관심과 이해, 돕겠다는 적극적 표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한다면 "타인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사람에게도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런 친절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만드는 행위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친절하다면 그는 결코 서번트 리더가 아니다. 또한 반드시 상사가 부하에게만 친절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친절한 자세를 갖고 있는 서번트 리더는 "모든 사람은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용서

공동체 안에서 더러는 구성원이나 지도자 측근의 실수로 리더에게 커다란 타격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바로 그때가 그 사람이 서번트 리더인가 아닌가를 평가받는 때다. 서번트 리더는 용서라는 덕목을 통해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분노를 극복해야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용서가 실수 자체를 용납한다는 말이 아니라 용서는 리더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존심과 감정을 억제하는 능력이다. 즉, 서번트 리더는 타인의 한계와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인내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두 가지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첫째, 사람과 행동을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 내가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용서 만큼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용서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직과 성실

정직과 성실이 리더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도, 리더에게 요구되어지는 최고의 덕목은 바로 정직과 성실이다. 정직과 성실은 한 개인의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또한 이런 신뢰성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놀라운 사실은 입으로는 신뢰를 떠벌리면서도 행동은 그와 딴판인 리더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가차없이 해고하거나 뒤에서 비방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헌신

헌신이란 자신이 선택한 것에 혼신으로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강한 의지와 헌신적인 노력 없이는 위의 덕목들이 한낱 물거품으로 전락할 것이다. 서번트 리더가 되기 위해 위의 덕목을 실천하는 것도 일종의 헌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헌신이 없다면 결코 서번트 리더가 될 수 없다. 결국 최고의 서번트 리더는 자신의 선택을 충실히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개인과 조직 모두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헌신과 열정을 요구한다. 이런 노력을 위해 리더 자신이 헌신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에게도 이런 노력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섬기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서번트 리더가 되기 원한다면 굳은 결심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자신부터 바꾸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그렇게 주장만 많은 사회는 결코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시인, 문학박사, 백석대 대학원 기독교문학 전공지도교수, 계간 생명과문학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