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는 2025년 12월 30일(화) 1교시부터 3교시까지 연속 3시간, 30명의 특별학급 학생들이 목공 수업을 하였다. 해당 학급은 무학년제로 운영하기에 1~3학년에 걸쳐서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아직 한국으로 이주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매일 하루 3시간씩 한국어 공부를 한다. 심지어 9월이나 10월에 취학하여 한국 생활과 학교 적응에도 정신이 없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낯선 환경에서 한국어 학습에 지친 마음도 달래고, 공공재 생산 활동으로 자존감도 세워주기 위하여” 특별한 경험을 주고자 목공 수업을 기획하였다. 목공 수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지역사회의 목공방과 연계하여 목공 기술을 익히고, 직접 만드는 체험 활동을 통해 스스 로 자신감을 가지도록 돕는다.

2. 목공에 필요한 한국어를 익히며 생활 속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공교육에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3. 3인~4인 1조(담당 강사 1명 책임지도)의 팀 프로젝트 활동으로 대형 화분을 만들어 학교 세계원 정원과 더불어 적당한 장소에 배치하여 꽃을 보는 즐거움을 만든다.

4. 화분 안쪽에 이를 만든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 노작 활동의 기쁨을 얻고 자존감을 세운다.


‘대형 화분 만들기’ 목공 수업은 ‘마을 숲’ 통나무 공방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이수진, 전우현, 박영민 전문 강사 3명이 나와서 진행하였다. 특별학급 학생들은 과학실에서 뚝딱뚝딱 ‘화분 만들기’에 몰입하였다. 학생들은 먼저 나무의 성질과 특성, 전동 드릴 사용법, 톱질과 대패질을 배우고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안전지도, 직접 노작활동을 하면서 팀별 자기 작품 완성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졌다. 뚝딱뚝딱 쇠못을 박고, 거친 면을 사포로 다듬고, 나무 길이를 재고, 전동 드릴을 사용하여 못 박는 자리에 구멍을 내는 등 목공의 기본을 직접 체험하였다. 개인 물품이 아니라 4명이 1조가 되어서 서로 협력하여 공동작품으로 ‘대형 화분’이라는 공공재를 생산하였다. 만들어진 화분는 내년 봄에 학교 이곳저곳에 배치하여 누구나 꽃을 감상하며 여가와 행복감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우리가 만든 화분에서 아름답게 피어날 꽃밭’을 상상하며 더 잘 만들어 보자는 마음을 담아 작업하였다.


다문화언어강사 여덟 명이 각각 학생들과 팀을 이루어 목공 실습도 앞장서 책임 지도하였다. 최0옥 강사는 “한국어 시간에는 무기력하게 잠을 청하는 00이가 목공을 할 때 적극적인 태도와 눈빛이 빛났다. 뭔가 한 가지를 잘 하면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마음을 털어놓았다. 또 서0연 강사는 “이때 아니면 이 어린 학생들이 언제 전동 드릴을 만져나 보겠습니까? 그래도 몇 번 하니까 기술자처럼 드르럭 드르럭 재미있게 잘하는 걸 보니 대견하고 참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3학년 다빈, 세쿠, 디마는 1학년 팀을 도와주느라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처음엔 무서워서 벌벌 떨던 0용이도 금방 전동 드릴을 사용할 줄 알게 되어 만족도가 높아졌다. 8조 호0이는 한국어 시간은 힘들어하였는데, 목공 시간에는 팔을 걷고 도목수가 된 듯 도구를 앞치마에 꽂고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국의 학교생활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는 학생들이다. 그러나 온몸으로 익힌 대형화분 만들기 노작 활동은 그들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환하게 웃는 시간이 되었다.(통신원 염경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