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결국
타는 목마름의 시간과
"작별했노라"
너는 내게 속삭였어

문득, 시절은 물처럼 흘러
새벽 찬 이슬이 몸을 휘감는데

어미의 품에서 꺼낸
감잎 이파리들이 꼬옥 안았다지
詩의 향이 진한 달밤, 너는
모과빛으로 태어났다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나는 너를 보려
귀뚜라미 우는 향기로운 달밤에
또 비내리는 밤에도
가난한 시인의 뜰을 서성거리지

시 한 줄로
첫 문장으로

흰눈처럼 눈물이 흩날리는
지구별에 찾아온 너를

시 이낭희(행신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