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수작 / 전종호 / 중앙&미래

우리 곁의 사소한 자연에서 삶의 위로와 의미를 노래한 신간 시집 『꽃들의 수작 / 전종호 / 중앙&미래』이 출간되었다.

임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전종호 시인의 이번 시집은 ‘꽃’을 중심에 두고, 일상의 미세한 감정과 계절의 느낌을섬세하게 포착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시집은 각각의 장마다 다른 분위기와 주제를 품고 있어, 한 권 안에서 사계절을 천천히 산책하는 듯한 여유를 선사한다.

목차

■ 1부, 작은 것들이 어찌 이리 당당하여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홍매화, 버들강아지, 매화, 진달래, 개나리 등이 등장하며, 작고 여린 존재들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저자는 꽃잎의 떨림에서 일상의 슬픔과 기쁨을 비추며, ‘벚꽃 야경’, ‘꽃들의 질서’, ‘살구꽃 고향’ 등에서 독자와의 감정적 교감을 시도한다.

홍매화<꽃들의 수작 중에서>

■ 2부, 꽃잎 하나하나에 하늘의 바람을 담고

두 번째 장에서는 양귀비, 마가렛, 명자꽃, 아카시아, 찔레꽃, 등꽃 등 초여름의 향기로운 꽃들이 펼쳐진다.

‘물망초, 나를 기억하지 마오’ 같은 작품에서는 기억과 망각을, ‘감꽃’, ‘자주달개비’, ‘호박꽃’에서는 자연 속 삶의 소박한 기쁨을 표현한다.

■ 3부, 당신에게 물들며 물들이고 싶어

이 장에서는 백합꽃, 몽산포 해당화, 유월 밤꽃, 개망초의 등이 등장하며 단순한 사랑을 넘어, 존재의 교감과 감정의 나눔을 강조한다.

‘접시꽃 편지’에서는 색깔과 향기 잔치로 한 세상 당신에게 물들고 물들이고 싶은 마음과 키작고 메마른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질러 뜨거운 사랑의 파도에 같이 힙쓸리고 싶어하는 작가의 따스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 4부, 절정에서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담아낸 이 장에서는 해바라기, 달맞이꽃, 코스모스, 구절초, 옥수수, 단풍, 국화 등이 등장하며 성숙과 결실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지리산 동백꽃’, ‘붉은 인동초’, ‘서리태’ 등은 자연의 탁월한 색감과 생명력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계절의 깊이를 더한다.

'일화의 세계'를 노래한 이 시집은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의 모습 속에서 삶의 의미, 순환, 고요한 위안을 발견하게 하는 작품집이다. 평범한 길가의 꽃부터 산중의 야생화까지, 저자는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자연(꽃)의 존재들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독자에게도 다시 한번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계절의 향기를 느끼고 싶은 독자들, 자연의 언어를 통해 위로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전종호 임진강 시인>

교직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임진강가 작은 마을에 터를 잡고 자연과 무위,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임진강 시인으로 시詩의 삶을 살고 있다. 시집으로 <임진강(중앙&미래, 2024), <어머 니는 이제 국수를 먹지않는다(중앙&미래, 2023)>, <꽃 핀 자리에 햇살 같은 탄성이(작은숲, 2021)>,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어른의 시간, 2019)>, 시산문집으로 < 히말라야 팡세(중앙&미래, 2023)>가 있다.

전종호 임진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