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대(파주시민네트워크 대표)
운정호수공원 불꽃쇼, 낭만 아닌 '환경 파괴'의 민낯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쇼는 잠시나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파주시민으로서, 특히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삶의 환경을 고민하는 교사로서, 저는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도시 파주를 위해 누군가는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불꽃쇼의 그 화려함 뒤에는 돌이킬 수 없는 자연 파괴, 주민 건강 위협, 그리고 막대한 시민 세금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운정호수공원은 오랜 노력 끝에 자연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 파주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러한 생태 민감 지역에서 일회성 축제를 위해 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는 파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파주시는 지금 거론되는 환경 파괴 및 경제적 비효율성 문제에 대해 투명하게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만약 이 문제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불꽃쇼를 친환경적인 드론쇼로 즉각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불꽃쇼가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위험
불꽃놀이가 미세먼지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은 단순한 '논란'이 아닌 명확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 대기질은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실제로 2019년 강원도의회 자료에 따르면, 춘천 호수 별빛 축제의 불꽃쇼 현장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불꽃이 터지기 전 18㎍/㎥에서 직후 129㎍/㎥까지, 평소 대비 최대 7배가 넘게 치솟았습니다. 이처럼 단시간에 발생한 분진에는 화약 성분 외에도 불꽃의 색을 내기 위해 사용된 구리, 바륨, 스트론튬, 납, 비소,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유해 물질은 주변 주거 지역 주민들의 호흡기로 침투하여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유해 물질에 단기간 노출만으로도 두통, 인후통, 눈과 코의 불편감, 어지럼증 등의 급성 증상을 유발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체중당 호흡량이 높고 기도의 크기가 작아 점막이 더욱 민감합니다. 더욱이 키가 작아 지표면 근처에서 농도가 높게 형성되는 오염물질에 고농도로 직접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단시간 노출만으로도 폐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영향은 공원에서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극심한 호흡기계 문제를 일으킵니다.
또한, 불꽃쇼가 진행된 직후 공원 주변에서 러닝과 같은 격렬한 야외 활동을 할 경우, 건강에 미치는 피해는 일반적인 상황보다 훨씬 커집니다. 러닝 시 호흡률과 심박수가 현저히 증가하며,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수십 배 폭증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면,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양의 독성 미세 입자를 빠르게 폐 깊숙이 흡입하게 되어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불꽃쇼 이후 분진은 공원 인근의 숲과 산책길 등에 잔류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이 잔류 물질은 바람이나 주민들의 활동(산책, 러닝 등)에 의해 재비산되어 호흡기로 지속적으로 흡입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피해를 넘어 일정 기간 동안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문제는 심각합니다. 불꽃의 폭발음은 150데시벨(dB)에 달해 청력 손상의 위험이 있으며, 고층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운정호수공원 주변 주민들에게 야간 소음 피해와 빛 공해를 유발하여 생활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합니다. 특히 영유아, 노약자, 반려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초래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생태계 파괴는 더욱 광범위합니다. 폭죽의 잔해와 화약 찌꺼기가 호수 표면에 떨어지면 미세 금속과 플라스틱 잔재가 수질 오염을 일으키고, 물고기, 저서생물 등 수중 생태계에 장기적인 피해를 줍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한강에서 열리는 불꽃축제가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습지인 밤섬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는 새해맞이 불꽃놀이 이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심장마비 등으로 조류가 떼죽음을 당한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동물원 동물의 건강 악화 원인으로도 지목되는 등, 운정호수공원의 야생동물에게도 심각한 서식지 교란을 초래하는 명백한 환경 파괴 행위입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불꽃쇼는 비용 대비 효과가 과장되고, 지자체 재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5년 파주문화재단이 발주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 행사 대행 용역 입찰 공고에 의하면 실제 낙찰금액은 2억 5천 8백 60만 원입니다. 이 막대한 시민의 세금이 약 25분(저녁 7시 35분부터 8시까지) 만에 단발성 이벤트를 위해 집중적으로 소진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예산 집행인지 파주시는 재점검해야 합니다. 폭죽 가격 급등과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예산의 효율성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의 대안, 드론쇼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입니다
환경 문제와 예산 효율성이라는 시대적 난제에 직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형 불꽃쇼는 그 지속 가능한 대안을 드론쇼에서 찾고 있습니다. 드론쇼는 지속 가능성의 상징이 되는 새로운 축제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그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건조한 기후로 인한 화재 위험과 환경 문제가 심각한 솔트레이크시티(유타주)가 독립기념일 불꽃쇼를 드론쇼로 전면 대체했습니다. 대규모 산불 피해를 겪은 레이크 타호 북쪽 지역(캘리포니아주) 역시 드론쇼로 전환하며 환경 보전 노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도 중국의 류양시 등 다수 도시들이 불꽃쇼를 드론쇼로 대체하거나, 일본의 오마가리 불꽃축제는 드론쇼를 결합하여 지속 가능성과 첨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은 드론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환경 문제 해결, 안전 강화, 그리고 미래지향적 콘텐츠 제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의 이유는 분명합니다. 불꽃놀이가 유발하는 미세먼지, 화학물질 잔여물, 산불 위험, 야생동물 서식지 교란 등의 환경 문제를 드론쇼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론쇼는 폭음과 폭발 위험이 전혀 없어 운정호수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는 데 최적의 대안이며, 드론의 반복 사용은 쓰레기와 일회성 소모품을 대폭 줄여 진정한 친환경 축제를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드론쇼가 주파수 간섭, 인파 밀집 지역 안전 거리 확보, 그리고 기상 악화(강풍, 우천) 시 공연 취소 가능성 등 운영상의 기술적·안전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의 과감한 정책적 결단과 예산 투입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영역이며, 이미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전 세계적으로 극복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드론쇼의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고성능 장비 도입(기체 및 첨단 제어 소프트웨어), 전문 운영 업체와의 협력 체계 구축, 그리고 관람객을 안전하게 통제하는 체계적인 관리 계획 마련에 지자체가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파주시 역시 미래형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파주시민의 건강권이 우선, 드론쇼 대체를 적극 고민해야 할 때
파주시는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로 인해 거론되는 환경 파괴, 주민 건강 위협, 경제적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들을 명확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파주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문제점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주시는 운정호수공원의 생태 가치를 지키고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불꽃쇼를 드론쇼로 즉각적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