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길모퉁이에서
너를 보았어

한겹 한겹이 서로를 꼬옥 안아서
이리 눈꽃을 피웠을까

또르르 또르르
빗방울 하나 둘

너의 얼굴을 적시고
나를 적시고 있었어

눈부신 순정
흰 눈송이처럼 피어나

어떤 이의 불꺼진 창을
두드리는 봄, 밤

시, 사진 이낭희(행신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