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따른 교육계의 혼란이 유난히 부각되는 2025년입니다.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에 대한 진단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교육계가 스스로 답변을 찾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중앙교육신문은 이러한 시대적 문제를 이병도 충청남도 천안교육지원청 교육장과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인터뷰는 교육계 현안과 해결책에 대한 당국의 결심과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인물 포커스】는 앞으로도 우리 교육계의 중요인물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강의하는 이병도 천안시 교육지원청 교육장
1. 교육장님, 올해 새로운 계획과 실천으로 바쁘실 텐데요. 천안교육청의 2025년도 추진하실 핵심과제 몇 가지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천안교육은 "행복한 학교, 꿈이 있는 천안교육"을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것은 충남교육 비전인 “행복한 학교 학생 중심 충남교육”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천안의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누리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것이 천안교육 비전의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5대 정책목표와 3가지 중점사업을 설정하였습니다.
5대 정책목표는 첫째, 배움이 즐거운 행복교육, 둘째, 모두에게 특별한 미래교육, 셋째, 포용하며 함께하는 시민교육, 넷째, 안전하고 든든한 책임교육, 다섯째, 소통하며 협력하는 지원행정이며, 중점사업으로는 첫째 천안의 얼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둘째, 변화와 성장지원 수업 나눔 문화 확산, 셋째,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교육국제화 특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바른 마음과 행동을 기를 수 있도록 실천중심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천안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알아가는 「천안의 얼」교육과 함께 인성교육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수업”입니다.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신장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변화와 성장을 지원하는 수업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사회 변화와 국제화 시대에 대응하는 세계시민양성을 위한 교육국제화 특구 사업도 강화합니다. 글로벌 미래학교 운영 및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제1회 충남미래교육국제포럼을 충남교육청과 함께 천안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협력적 주도성으로 여는 미래교육’이라는 주제로 국내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하며 해외학자와 활동가를 초청하여 사례중심의 실질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2. 올해 초 대전에서 발생한 교내 아동 살해 사건으로 교육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교육장님께서는 이런 사태의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학생안전과 관련한 천안교육청의 대책을 묻고 싶습니다.
대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은 교육계와 학부모님들께 큰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교사의 정신 건강 관리와 학교 내 안전관리 체계의 미흡함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교사가 우울증으로 휴직하고 복직한 이후 동료 교사를 공격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학생과 적극적인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국회는 교사의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다양한 법률안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적인 해결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천안교육지원청은 신속하게 학생안전 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먼저, 병휴직 후 복직 시 정상 근무 가능 여부에 대한 전문의의 판단을 철저히 확인하고, 질병휴직위원회와 질환교원심의위원회 제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남교육청과 협력할 것입니다. 또한, 돌봄 교실의 비상벨 시스템을 개선하여 비상시 경찰서와 소방서로 직접 연결되도록 조치하였으며, 상록자원봉사단(퇴직공무원봉사단체)을 학교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전문병원을 지정하고 온라인 심리 검사를 확대 운영하는 등 교원들의 정신 건강 지원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천안교육지원청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학생들의 안전을 강화하고 교원들의 정신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 과도한 민원 문제로 학교와 교사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민원 해결과 교사 사기진작을 위해서 천안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정책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교육활동 보호와 과도한 민원문제 해결을 위해 천안교육지원청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구성 운영하여 상시 해결하고 있으며, 교육활동 침해 피해교원 지원을 위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비 지원, 변호사 동행서비스 등 도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하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안교육지원청 교권보호전문 변호사의 법률상담을 통해 학교와 교사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과도한 민원문제해결을 위해 통합민원대응팀을 구성하여 운영 중이며, 교육활동침해예방을 위한 교원 연수, 신규 교사 연수를 통해 교원의 교육활동침해예방 역량 강화와 교원 사기 진작을 꾀하고 있습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대상 교육활동침해예방 교육은 단위학교에서 연 2회 이상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천안교육지원청에서는 학생 대상으로 「연극을 통한 교육활동 침해예방교육」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4. 충남교육청이 꾸준하게 혁신교육을 추진해 왔고 그 결과 충남교육청이 전국에서 대표적인 혁신교육청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 맨 앞에서 이 교육장님의 지도와 헌신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충남교육청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천안교육지원청에 부임하기 이전까지 충남교육청에서 혁신교육의 기초를 세우는 일에 힘을 쏟았습니다. 혁신교육을 도입하여 정착시켰고, 학교업무 최적화와 민주적 협의문화를 도입·정착시켜 학교 현장의 매우 유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민주적 협의 문화’라는 것이 사실은 혁신 교육의 정책적 노력과 교육공동체의 부단한 실천에 의해 얻어진 결실입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충남혁신교육이 10년을 지나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충남 혁신교육의 성과를 미래학교로 완성하려 합니다.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학교, 에듀테크 기반 개인별 성장을 지원하는 학교, 학교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학습망을 갖춘 학교 등의 학교 모델을 혁신미래학교로 구현하고, 불확실한 변혁의 시대에 살아가는 학생들이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 발전하기 위해 주체성을 키우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연대의 공동체성 기반의 협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에 주력해야 합니다
5.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도 부탁과 덕담의 말씀 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존경하는 학부모님,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다가오는 미래는 우리에게 설렘과 동시에 도전을 안겨줄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의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지금과는 다른 직업군, 진로 형태의 다양화 등으로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디지털 문해력을 바탕으로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협업과 소통 능력을 길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 학부모님께서는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 가족행사 등을 통해 대화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며, 협력하고 공감하는 경험은 학교에서 발현되고 나아가 사회 진출 이후에도 삶을 살아갈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학생 여러분! 인생을 긴 여정으로 바라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를 갖기를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의 실패는 실패가 아닙니다. 도전의 결과요 결실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부딪치고 도전하세요.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선생님과 학부모님이 그리고 천안교육지원청이 여러분의 성장 과정에 늘 함께 하겠습니다.
6. 마지막으로 우리 교육을 발전을 위해서 교육장님이 가지신 교육의 청사진 또는 비전을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래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인구절벽, 지역소멸, 불확실성, 학교교육의 한계’ 등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요.
인구절벽, 지역소멸 등의 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 지자체와 협력하여 인구과소 지역에 학교를 재배치 또는 재구조화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교 기능을 확대하여 시장에 내준 학교의 핵심기능을 다시 학교 안으로 불러들여야 합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돌봄 정책도 더욱 강화하여 ‘한 지붕 두 학교 체제’를 실현하고, 유보통합, 학교 밖 청소년 정책도 교육청에서 관할하는 등 교육청의 교육적 기능을 확대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불확실성의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력향상, 관계형성, 시민교육 등의 주제에서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실천전략을 갖춘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생활지도와 관련된 문제가 ‘법’으로만 해결하고자 하는 상황을 되돌려, ‘중재’ 등의 대안적 분쟁 해결이 더욱 확대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사회보장제도의 목적을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는 사회보장제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신뢰하며 맡길 수 있는 안전한 공교육 체제는 변화하는 사회에 맞추어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사회 여러 기관으로 흩어져 있는 교육의 기능을 한데 모아, 유아기의 돌봄부터 노년기의 평생교육까지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그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교육체제를 교육 가족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 모두가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정치와 사회의 실패는 학교에서 배출한 가장 우수한 인력의 도덕성과 태도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논쟁적 문제에 대한 교육계의 입장을 교육장님께 여쭈어보고자 했으나 시간 관계상 다음에 다시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기회를 주십사 부탁을 드리고요. 오늘 장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천안교육지원청
(대담자 전종호 중앙교육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