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호

흔들고 흔들리는 것이

흔들리면서 스스로 속을 뒤집어

거칠게 울부짖는 것이 본성이지만

그래도 가끔씩 바다도 침묵하였다

귀 기울여 조용히 하늘의 소리를 듣거나

달이 흘러가는 몸짓을 기다렸다

하늘이 젖은 음성으로 부를 때마다

바다는 출렁이는 눈빛으로 답을 보냈고

달의 손짓에 한껏 부풀어 올랐다가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그때마다 바닷가 마을에는 소란이 일었고

바다 속에 길을 내 물줄기를 돌려

이쪽에서 저쪽 대륙으로

물고기 떼를 몰기도 했지만

때로는 4월이 되면

바다에 갇혀 소리치다 돌아오지 못한

못다 핀 아이들의 소리에 집중하기 위하여

꽃이 펴도 눈부셔 볼 수 없는 4월이 다시 오면

닿을 수 없어 안타깝게 손 까부르며

하릴없이 울고 있는

어미의 마음에 닿기 위하여

가쁜 숨을 참고

바다도 종종 침묵하였다

지금은 바다의 묵언기도默言祈禱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