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다문화교육연구센터(센터장: 모경환)는 2025. 4. 11. 15시, 관산중학교 교장실에서 상호 협력과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하였다. 체결식에는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김미라 다문화 담당 장학사, 박연홍 학교운영위원장, 세쿠, 로라, 빅토리아, 오정희, 김수나 5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업무협약식을 진행한 이인숙 교육연구부장은 그동안의 업무추진을 위한 경과를 보고하였다.

업무 협약식에 참여한 학생, 교사, 서울대 연구자들이 다같이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관산중학교는 중도 입국 또는 외국인가정 자녀가 75%(2025. 4. 1. 기준)에 이르는 다문화밀집학교이다. 즉 한국어가 자유롭지 못한 이주배경학생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본교는 한국어 지원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찾고 있었다.

한편 서울대 다문화교육연구센터는 우리 사회가 점차 다문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도 이주배경학생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체감하면서 현장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고 한다. 이에 2024. 12. 12. 서울대 모경환(사회교육과), 박동열(불어교육과), 김준겸(사회교육과), 하민수(생물교육과) 네 명의 교수들이 직접 관산중을 방문함으로써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관산중에서는 한국어 강사들의 동의를 얻어 한국어 수업을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네 명의 교수들은 예비학교, 특별학급, 개별수업이 이루어지는 10개의 교실을 순회하면서 참관하였다. 이어서 염경미 다문화국제부장은 세미나실로 손님들을 안내한 뒤, 미리 준비한 브리핑 자료를 제시하면서 다문화밀집학교의 현황을 설명하고 어려운 점과 도움이 필요한 점 등을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학생들을 소개하고 인사하는 모습과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하는 이인숙 교육연구 부장


한국어 지원, 기초학력 신장, 모국어 학습 등 관산중이 필요한 부분을 서울대의 연구 자원으로 개발하고 관산중은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될 경우, 경기도 나아가 전국의 이주배경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할 예정이다. 서울대에 재학중인 다국적 학생들의 실력을 활용하여 모국어로 된 기초학력 평가지 등을 만들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한국어에 서툰 학생들이 한국어로 된 평가를 받다 보니 기초학력부진 학생이 50%가 넘는 결과를 매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즉 모국어로 된 평가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가지고 단지 언어의 이해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모국어 문자 독해를 못하는 학생을 위해 모국어 음성도 지원되었다. 이 평가지를 받아서 가장 먼저 검사를 한 학생이 바로 학교 밖 예비학교에서 취학을 기다리던 5명의 학생이었다.

업무협약식이 끝난 후, 이어서 간담회를 하면서 여러 가지 필요한 부분들을 나누었다. 모국의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멘토가 되어 꾸준히 학생의 성장을 위한 지원, 기초진단평가도구의 업데이트, 이중언어 말하기대회 등 기회의 확대 등을 서울대에서 선도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서울대에서는 현장 연구를 위한 수업 공개, 학생들의 종적 연구 가능성 여부 등 천천히 길게 가 보자고 하였다. 특히 수업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때, 효능감에 대한 연구로 “디지털 교실 생태계에서 기계, 교사, 학생의 관계 맺음 : 교사를 위한 관계의 페다고지”라는 주제로 현장에서 교실 수업을 보고자 수업 공개를 요청해왔다. 이에 본교에서는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4명의 교사들이 수업을 열기로 응답했다.

본교는 이미 서울대 다문화교육연구센터에서 개발한 기초학력 평가지 모국어 지원을 통해 5명의 학생들에 대한 학년 결정 및 학력 심의를 할 수 있었다. 모국어로 된 이 검사에서는 단 한 명만 기초 학력이 부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매우 유의미한 결과였다. 언어가 동일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어로 시험을 본다는 것은 이주배경학생에게 매우 불리하다. 그동안 다문화밀집학교에서 기초학력 평가를 하면 대다수가 부진 학생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고 좌절하였다.

이주배경학생들의 강점은 이중언어 능력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중언어능력을 발휘할 자리가 없다고 하자, 서울대 다문화교육연구센터에서 이를 수용하여 이중언어 말하기대회를 열기로 결정하였다. 협의 결과, 세계시민의 날 주간, 국제학술대회 중, 제1회 이중언어 말하기대회를 개최한다. 일정은 5. 23.(금)으로 중,고등학생이나 또래의 청소년들이 참여여 이중언어 능력자를 발굴하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 수도권 지역에 사는 이주배경 중,고등학생 또는 또래의 청소년으로 한국에 거주한 지 5년 미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5년 제한을 둔 이유는 한국어 습득을 독려하기 위해서이다. 관산중은 ‘이중언어 진출반’이라는 자율동아리에서 준비중이다.

업무협약식에 참여한 모든 연구진과 교사들은 이주배경학생들의 어깨에 앉은 무게를 덜어주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약속하였다.(글 염경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