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호

언감생심

별이 되겠다고 나선 길은 아니다

집을 떠나 넘는 저 고개

후천개벽 새 세상의 물꼬

환상이나 절망 따위는

속으로 꿀꺽 삼키고

죽은 자들을 밟고 나 또한

넘어야 할 먼동이 트는 고개

살아도 살아도 걷어낼 수 없는

막막한 어둠을 헤치려

아름다운 전쟁에 나가

기꺼이 죽더라도

죽음으로 죽음을 넘어

혹시라도 개벽세상 마중물이 될까

싸우고 이겨서 걸어 넘고자 했던

아, 아, 통한痛恨의 우금티 고개여!

사진 윤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