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남태령을 넘어가는 전봉준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12.28 08:46 | 최종 수정 2024.12.28 08:47 의견 0

전종호

끝내 우금티를 넘지 못하고 돌아섰던

전봉준과 농민군들이 백 년도 더 지나

기어이 살아 돌아와 낫과 죽창 대신

트랙터를 몰고 느리게 남태령을 넘고 있다

갑오년의 뜨거운 피 혁명의 마음으로

이 나라의 주인은 정녕 누구인가

공화국을 무너뜨린 권력자를 찾아 나선 길

일본군 대신 경찰들이 큰길을 막고 있어도

야광의 응원봉을 경쾌하게 흔들며 차 빼라

우리 모두가 농민의 자식이다 방 빼라

날밤 샌 청년과 여성이 농민과 어깨를 걸고

추위 속에 우리 앞을 가로막는 자는 누구냐

보국안민 척양척왜 의미를 새기며

무도한 내란 도모 권력자를 체포하라

농민보호 지속가능 농업정책을 수립하라

저 아래 전라도 경상도 남도에서부터

밤낮없이 일곱 날을 치열하게 달려온 길

혁명은 본래 저런 원시의 모습으로 느리지만

힘차게 일격에 모순을 휩쓸어 엎어버리는 것

원평에서 계룡 경천까지 갑오년 삼남대로를 이어

갑진년 차벽의 남태령을 넘어 더운 기운으로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가 성난 시민들과 함께

비겁한 독재자가 숨어 있는 한남동으로

차 빼라 방 빼라 민주주의가 길을 텄다

거대한 함성의 태풍으로 길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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