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낭희의 '길 위의 인문학', 소설小雪, 생일 아침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12.02 07:52 의견 0

운전대에 앉아
익숙한 FM라디오를 켜고
길을 나서는데
신호 대기를 하다
육중한 고가도로 건너 반짝이는
해방촌 사람의 마을
어느 교회당 십자가
오랜 골목길마다 깃들어 은근한
한없이 몸을 낮춘 햇살의 품에 그만 넋을 잃어
라디오에서 흐르는 DJ가 들려주는
길위의 즉흥 칸타타에 빠져, 나는

첫 눈을 뜬다

시 ㆍ사진 이낭희(화수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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