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관산중학교는 11월 2일(토), 8:30부터 18:40까지 특별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사제동행으로 11명의 교직원(염경미, 송근복, 남순이, 방경옥, 이인숙, 안현숙, 임주희, 정한솔, 김효진, 김도영, 윤영란)과 44명의 학생들이 희망 신청서를 내고 참여하였다.
버스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우리는 출발하였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연천 평화 어울림 센터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기다리다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경기관광공사에서 지원하는 전문 인력으로 운영 총괄 곽지현, 해설사 김수경, 오은경, 안전요원 윤은진 네 분이 연천 지역 투어 내내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이어서 민간인통제 구역의 최전방으로 직접 군사분계선을 바라볼 수 있는 태풍전망대로 갔다. 이곳에 가기 위해 군부대에 미리 예통을 하여 참여자의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하였다.
미리 1호차, 2호차를 정하고 인원 점검과 안전 교육을 실시한 후, 지정된 차량 탑승을 원칙으로 하였다. 청명한 가을 하늘, 흔들리는 차창 풍경과 따스한 가을 햇살에 너무나 기분 좋은 날씨까지 우리의 나들이를 한층 축복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순탄하지 않았던 것은 차멀미를 하는 학생이 속출했던 것이다. 아마도 흔들리는 차안에서 휴대폰을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멀미가 날 줄 모르고 휴대폰을 했으니 얼마나 어지럽고 속이 뒤짚어졌는지 모를 일이다. 동행한 선생님들은“차멀미 뒷감당을 하느라 잠시도 쉬지 못한 송근복 선생님, 고맙습니다.”라고 수차례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번에는 1~2학년 희망자가 많았다. 예년과 달리 예비학교나 특별학급 과정에 있는 ‘친구들도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많이 참여하여 참 좋았다. DMZ 기행은 교사들도 쉬운 일이 아니다. 비무장지대란 그야말로 군사분계선 너머 남북으로 2km씩 완충 지대를 둔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그 약속을 깨고 북측은 남쪽을 향해 내려오고, 남측은 북쪽을 향해 올라가 남북 경계가 총 1.6km 밖에 되지 않아 가장 가까운 거리를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멀리 보이는 북한 땅은 우리 남한 땅과 다름없지만 서로 오갈 수 없는 땅이 되어 71년이 흘렀다.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어서 지금도 가끔 6.25 전쟁 당시에 묻었던 지뢰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각각 2km의 완충지대를 설정하여 남북으로 4km, 동서로 248km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희귀종 등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세계적인 생태 보존 지역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연천은 두루미, 독수리 등의 겨울 철새가 머무르는 곳이자 맷돼지나 고라니, 산양 등의 서식처가 되었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연천역이다. 옛 연천역사는 그대로 있으나, 지하철 1호선이 뚫려서 경기 북부 지역인 연천까지 오가는 새 역사가 우뚝 서 있다. 이곳은 일제 1930년대 금강산 구경이 유행하여 경원선(서울~원산)을 타고 오가던 역이었다고 한다. 당시 기차는 증기를 이용해 움직였기 때문에 물을 보급받던 곳(급수탑은 원형을 잘 보존하여 등록 문화재가 됨)이었다. 기차를 연결하여 급수를 하는 데에는 10여 분이 걸렸다고 한다. 이때 승객들이 연천역에서 잠시 내리는 장소였기에 시장이 서기도 하는 등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임진강 주상절리였다.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까지 주상절리가 2km가 넘도록 웅장하게 절벽을 이루며 서 있었다. 그 아래는 굽이쳐 흐르는 임진강이 보인다. 주상절리는 주로 해안에 나타나지만 우리나라가 화산지형으로 이루어졌다는 지형적 증거가 되듯이 한탄강, 임진강은 한반도의 가운데(정중앙: 중부 원점)를 흐른다. 돌단풍이 뻗어나가 주상절리를 가득 메우면 색이 붉게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를 기뻐하여 적벽가를 부르며 나룻배를 타고 풍류를 즐겼던 옛 선비들을 만나는 듯하다.
우리의 일정은 연천 평화누리길 센터에서 평화-통일 관련 퀴즈도 풀고 태풍전망대~연천역 급수탑~임진강 주상절리를 가는 코스였다. 학생들은 차멀미와 먼 거리(2시간 30분)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표정이 역력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중간중간에 스치듯 지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연천을 찾아오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분단이 되기 이전에는 연천 지역은 남북이 만나는 중간 지대로 왁자지껄한 시장과 백화점, 각종 상점과 여관, 밥집이 어우러진 곳이었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어 군사분계선이 생기고 국경 지역이 되면서 연천은 옛날의 활기를 찾을 수 없는 쇠락한 지역이 되고 말았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는 녹초가 된 아이들이 잠들어 있다. 토요일이라 나들이하는 인파가 많아서 교통 정체가 심했다. 오늘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패들렛으로 만나보자. 2학년 우동일의 이야기이다.
"국경 장교와 병사의 견지와 헌신은 국경 여행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면 더욱 감탄과 감개무량해진다. 아주 멋있다! 국경 지역은 일반적으로 문화가 다양하고 다른 민족과 문화의 교차점은 강렬한 시각을 가져올 수 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DMZ에 와서 참관하게 안내해 주셔서요. 오늘 친구들 수고 많았고 선생님도 수고하셨습니다!" (글 염경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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