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중앙&미래, 권혁국 시집 「택시기사, 시인이 되다」 출간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9.19 22:07 | 최종 수정 2024.09.19 22:10 의견 0

출판사 중앙&미래가 권혁국 시인의 첫시집 「택시기사, 시인이 되다」를 내놓았다.

권혁국 시인은 철도공무원인 아버지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중앙선을 따라 자주 지리적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처(定處), 정해진 자리 없음, 노마드의 성격이 그의 정체성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했으나, 그것은 오히려 한 곳에 대한 정착이라는 반대 지향을 강하게 형성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의 시에는 노마드와 정주 지향의 대립 성향이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양쪽 지향의 중심적 추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이다.


산 정상에서
울긋불긋 단풍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온다

자유를 찾으러
허기진 배고픔으로
앙상한 가지만 남아
봄을 위해
희망을 주는 선물일 줄이야

우리는 너를 보려고

올라가는데
너는 욕심을 버리고
내려온다

(「단풍」, 전문)

무엇보다도 시인의 삶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 된 기산리 골짜기로의 이사, 자연에 정착한 삶은 시인으로 하여금 도시의 분주한 일상과 소음을 벗어나 자연을 관조하는 삶으로 이끌고 있다. 단풍은 산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오는데 기어이 거꾸로 산을 오르려는 인간의 욕망을 포착해서 비교하는 수준에 와 있는 것이다. 이제 시인의 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삶의 장소성(locality)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시인 전종호는 <해설>에서 권혁국 시인이 이제 도시와 문명의 이분법적 인식에서 벗어나 몸으로 살아가는 세계를 살아가기를 권하고 있다. 첫시집의 의욕과 미숙, 부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나, 몸 감각의 경험을 통해 감응하고 공명하는 자연의 세계와 몸의 원초적 상태를 자각하면서, 그리고 감각 체험으로 실존하고 있는 몸주체의 현실을 깨달으면서 자연을 나의 내면 속으로 끌어들이고 내 안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감각을 단련하기를 권면하고 있다. 몸과 자연, 상호주체가 어울리며 고유한 서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세계를 형상화해 나가는 좋은 시인으로 성장해 가리라 믿는다면서...(이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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