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22 / 전종호

이정철 승인 2022.08.16 11:44 | 최종 수정 2022.08.16 11:58 의견 0

개망초

전종호

아무 데나 지천으로 피는 꽃이라고

망할 망 자字도 모자라

개 자字를 더한 못난 이름이라고

함부로 하찮게 대접받지만

귀하지 않음으로 허영을 없애고

가까이 있으므로 마음 쓰지 않게 하고

부르기 쉬워 혀를 편케 하는 꽃이여

보는 이의 눈이 맑고 곱다면

아무 하고나 잘 어울려 기꺼이

남을 높이는 배경이 되어주니

어디서나 뿌리내려 근력을 보여주고

남의 눈치코치 안 보고 아무렇게나

바람에 내줘도 꺽이지 않고

중심을 잡아 스스로 피어나니

그대야말로

굽어 온전하다*는 말씀을

살아내는 진정한 도道의 몸이로다

*곡즉전曲則全 : 도덕경 22장

개망초

<시인의 시상>

함부로 하찮게 대접받지만

귀하지 않음으로 허영을 없애고

가까이 있으므로 마음 쓰지 않게 하고

부르기 쉬워 혀를 편케 하는 꽃이여

■개망초

- 국화과의 두해살이 식물

- 원산지 북아메리카 대륙이나 현재는 전 세계의 온대 지방 산과 들에 널리 분포되어 서식

- 꽃말은 ‘화해’- 꽃 모양이 계란을 닮았다고 하여 '계란꽃'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북한에서는 '돌잔꽃'이라고도 부름

- ‘망국초’, ‘왜풀’, ‘개망풀’이라고도함

개망초 일러스트

■개망초에 얽힌 옛 이야기

옛날 중국 초나라 때 어느 산골에 살던 가난하지만 금슬이 좋은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는 금슬이 좋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해서 산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밭에 나가 부지런히 일한 덕에 항상 잡풀 한 포기 없이 곡식을 가꾸었고, 가을이면 당연히 다른 집보다 더 많은 곡식을 걷어 들였다. 그러던 어느 해 초나라가 전쟁을 하게 돼서 남편은 그만 전쟁터로 불려 나갔으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돌아왔을 때 잡풀이 무성한 밭을 보고서 실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인은 밭에 나가서 열심히 일했으나 풀을 뽑고 뽑아도 자꾸만 돋아나니 슬펐으며 또한 전쟁에 패하여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소식뿐이니 아내는 병이 나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자리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어서 계속 일을 했고 드디어 몹시 지친 부인은 유난히도 많이 돋은 풀을 뽑아 밭둑으로 던지며 "이 망할 놈의 풀"하고서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결국 긴 전쟁은 초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끝이 났고 남편은 무사히 그리운 아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지만 아내는 없었고 밭에 풀만 무성하니 슬픔과 원망이 가득한 남편은 아내가 김을 매던 밭에 나가 풀을 뽑아서 던지며 신세타령을 하듯 "이 개같이 망할 놈의 풀"하고 외쳤단다. 그 이후로 아내가 뽑아서 던진 이 풀은 초나라가 망할 때 무성하게 자라던 풀로 ‘망초’라고 불리었고, 남편이 뽑아서 던진 풀은 ‘개망초’라 불리었다.

전종호

임진강을 노래하는 시인, 교육연구자, 파주교육연대상임대표

시집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꽃 핀 자리에 햇살 같은 탄성이>, 저서<혁신교육 너머 시민교육>등

전종호, 임진강과 꽃을 노래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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