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새벽 4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대한민국 우주 수송 능력이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가 세 번째 연속 성공을 기록함과 동시에, 최초로 민간 기업이 제작과 운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어둠을 뚫고 힘차게 이륙했다. 발사 후 약 18분이 지난 1시 31분 비행을 마쳤으며,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에 순차적으로 투입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오전 1시 55분 남극 세종기지에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초기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27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번 발사는 누리호가 처음으로 밤에 발사된 사례다. 이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지구 자기권 플라즈마와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태양광 영향이 적은 새벽 시간대 궤도 진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고려해 가장 어두운 시각인 새벽 1시 13분을 발사 시각으로 확정했다.

​누리호는 발사 준비 과정에서 여러 변수를 만났다. 기상 악화로 25일 발사체 이송이 지연됐고, 26일 밤에는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 이상으로 발사가 18분 늦춰졌다. 그러나 이륙 이후 모든 비행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륙 약 2분 후 1단 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어 페어링 분리, 2단 분리도 정상 수행했다. 발사 12분 35초 뒤 목표 고도 600㎞에 도달하며 3단 엔진 연소 종료와 궤도 투입을 확인했다.

​이번 4차 발사는 외형 제원이 3차 발사와 동일했지만 임무 난도가 한층 높았다. 목표 고도는 기존 550㎞에서 600㎞로 상승했고, 탑재 중량은 460㎏ 증가했다. 또 발사체가 운반한 위성 수는 기존 8기에서 13기로 대폭 늘었다.

특히 이번 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기업 중심 제작·조립·운용 체계가 본격 가동됐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체 제작을 담당했으며, 항우연과 함께 발사 운용에도 참여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두 차례 더 발사할 계획이며, 민간 주도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비행 데이터에 대한 상세 분석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며, 큐브위성들의 상태도 추가 교신을 통해 순차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은 우주청, 항우연, 민간 기업이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국민께 성공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성공으로 누리호의 신뢰성이 더욱 공고해졌다”며 “2027년까지 예정된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우주 역량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