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현(상상교육포럼 대표)
※ 김용련 교수(한국외국어대)가 대통령 교육비서관에 임명되었다. 앞으로의 교육정책 입안과 시행과 관련하여 그간의 그의 학문적 성취와 교육정책 기여와 공과를 따져 묻는 것이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경기도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의 입안자이고, 경기도 마을교육공동체 정책은 전국에 파급되었다.(중앙교육신문)
김용련 교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마을 전체를 하나의 학습생태계로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는 이상형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잦은 교체, 행정업무에 대한 인식부족,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어 학교가 의욕을 잃고 부실해진 이유와 동일한 길을 가고 있다.
교원의 잦은 교체로 학교 교육과정에 마을교육이 문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2~3년마다 초기화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는 마을교육에 투입되는 시간보다 행정업무에 시달려야 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생업과 봉사의 혼란이 길어지고 있다. 개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것이 마치 지속가능한 모델로 홍보되며, 그나마 대안으로 언급되는 것이 읍면동 주민자치회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예산사업 집행기구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주민자치회의 위원들도 4년 전후로 물갈이 되며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은 없다.
현재 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시군구청의 마을공동체는 수백만원의 공모사업으로 전락해버렸다. 많은 활동가들이 강사비는 받지만 관리자로서 행정업무 수행비용은 받지 못한다. 일부 뜻있는 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모든 마을교육공동체의 행정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통상 2~4년 정도면 장학사는 교체되고 기존의 마을활동가는 지쳐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는 활동가들로 교체되며 마치 이것이 지속가능한 것처럼 숫자만 발표하며 홍보된다.
세금을 사용하므로 교육 자체와 교육행정이라는 일정량 이상의 업무가 필수다. 교사는 교육에 전념하기를 원하지만, 행정업무 과다로 시달리고 있다. 통상 1시간의 교육을 위해서는 사전준비 1시간, 사후정리 수시간을 필요로 한다. 학교에는 이런 지원체계가 없고, 마을교육공동체에도 이런 지원체계가 없다. 하지만 세금을 사용하므로 행정업무를 줄이거나 없앨 수는 없다. 그러면 행정업무 담당자에 대한 비용을 인정해야하나 모두 이를 애써 눈감고 있다.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모두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구성원의 잦은 교체와 행정지원 수행비용의 인정을 해결해야 한다. 교원의 순환보직은 막을 방법이 없고, 행정지원 인력비용은 학교의 정규직화 문제와 마을교육공동체의 생업화 문제와 연결된다.
김용련 교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마을 전체를 하나의 학습생태계로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는 이상형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잦은 교체, 행정업무에 대한 인식부족,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어 학교가 의욕을 잃고 부실해진 이유와 동일한 길을 가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너무나 공감이 간다. 하지만 학교의 부족함은 학교 내부에서 해결하고, 학교가 먼저 자립을 해야 마을교육공동체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마을도 없고, 학교도 부실한데 둘을 연결부터 시키며 돌파구를 찾겠다는 김용련 교수의 주장은 10년 넘은 허상일 뿐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마을교육공동체의 활동시간과 갯수만 기입한 보고서를 가지고 활성화를 판단하는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 필요한 일은 학교를 정상화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