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만해축전의 행사로 ‘중도 사상과 문학’이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 및 작품낭독회가 9월 12~13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 설악관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학술세미나는 황정산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제1 세션 고영섭 교수(시인, 동국대), ‘만해 시에 나타난 중도의 철학’, 지정토론 박수빈 시인, 제2 세션 김세연 소설가(동국대), ‘극단을 넘어서는 서사의 윤리’ - 현호정 ‘한 방울의 나’와 예소연 ‘그 개와 혁명’을 중심으로, 지정토론 서세린(동국대), 제3 세션 박치완 교수(한국외대 철학과), ‘중도 사상으로서의 불교철학’ - 서양인의 시선에 비친 불교, 그리고 중도관을 톺아보며, 지정토론 전인식 시인(『불교문예』 부주간) 제4 세션 심영의 소설가, ‘화엄과 선(禪)의 세계를 넘어 무(無)로 돌아가는 길’ - 송기원 소설 ‘숨’에 대하여, 지정토론 염선옥 문학평론가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고영섭 교수는 첫 발제에서 만해의 사상을 한 마디로 중도로 보고, 중도 사상을 「불교대전」에서 철학적으로 요령있게 설명하는 한편, 「님의 침묵」에서 부처의 연기(속제) 철학을 문학적으로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집「님의 침묵」속의 군말과 88편의 시의 분석을 통해서 부처와 중생의 관계를 분석한다. “만해는 괴로움을 끊어낸 부처인 당신(님)에서 무명의 바람에 의해 괴로움을 껴안은 중생이 바로 우리임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 인식의 전환이나 매개자를 통해 다시 돌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는 부처와 중생의 이별을 미의 창조과정으로 보았다. 미의 창조 과정은 본각의 인간에서 불각의 인간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시각으로 들어가는 과정이자 곧 중도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이다.” 그는 이를 위해서 부처인 당신과 중생인 나의 거짓 이별을 떨쳐내야 한다는 것을 시 ‘거짓 이별’을 분석함으로써 보여주고자 했다.
이어 이어진 세션에서는 김세연 소설가의, 청년세대의 무관심을 중도의 입장에서 분석하려는 시도와, 한국불교를 근본적이고 심원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또는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서양철학자들의 글들이 한국에 번역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지적하는 박치완 교수의 발제와, 작년에 작고한 소설가 송기원의 마지막 장편 「숨」을 불교적 시각에서 분석한 심영의 소설가의 발제가 발표되었다.
불교문예작가회와 창작21작가회 회원들은 세미나에 이어 시낭송 행사가 계속되었다. 이번 행사는 만해축전추진위원회,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동국대, 강원도, 인제군이 공동 주최하였다.(전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