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시인, 문학박사)

몇 해 전 LG경제연구원에서는, 부하의 창의성을 가로막는 리더들의 6가지 행동특성을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공동체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2010년 세계적 히트상품인 애플의 아이팟과 소니의 워크맨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창조적 발상으로 고객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사고 싶어하는 차별적인 가치를 창출했다. 이렇듯 창의성은 기업경쟁력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창의성의 원천은 구성원 개개인이다. 이들의 창의력을 끌어내는 핵심은 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일상 업무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창의성이 좌우된다. 하지만 어떤 리더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반면 어떤 리더는 오히려 창의성을 떨어뜨린다. 구성원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리더들의 6가지 주요 행동 특성을 다음과 같다.

유아독존형 : 독선과 닫힌 귀

조직에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다. 구성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의 생각을 격의 없이 이야기 할 수 없는 닫힌 조직에서는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다. 특히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이런 침묵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상사가 시키는 것만 하게 되고, 스스로가 창의성을 발휘하여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게 된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눈뜬 장님형 : 흡수 능력 부족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리더가 그 아이디어의 잠재 가치를 제대로 간파하고 활용하여 조직 성과물로 연결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익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시장과 미래를 보는 안목이 없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경시될 수 있다. ‘그거 해서 성공하겠냐’, ‘내 경험으로 보면 성공 못해’, ‘쓸데 없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여 아이디어의 싹을 자르기도 한다.

일 중독형 : 감성 결핍

상사가 지나치게 일 중심으로 움직이고 부하의 개인적 고충이나 스트레스 등 인간의 정서적인 측면에 무감각하게 되면 창의성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우선 구성원들이 지치고, 피로도가 가중되어 조직적 탈진Burn-out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감성이 결핍된 일 중심의 상사의 언행은 구성원들이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재미, 근무의욕을 해칠 수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일상적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사가 던지는 사소한 말과 행동이 부하들의 창의성과 업무성과에 큰 영향을 준다"며 "창의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직원들의 감정과 기분을 해치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완벽주의형 : 실패불용

상사가 작은 실수나 실패조차 용인하지 않으면 부하들의 생각과 행동은 실패 위험이 적은 보수적인 쪽으로 흐르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는 창의적인 발상과 행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사업이든 제품이든 기존에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것일수록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높은 불확실성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오직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결과만 보고 정당한 실패, 건강한 실패조차 절대 허용되지 않는 풍토에서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발현되기 어렵다. 이런 상황 에서는‘점진적개선’은 가능해도 ‘현상 타파적 이노베이션’은 이뤄지기 어렵다.

복사기형 : ‘Me-too’의식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먼저 개척해 나가는 선도자적 실험 정신이 부족한 리더도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저해한다. 내부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신이 없어 실행을 주저하다가, 나중에 다른 기업들이 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따라 하는‘Me-too’ 의식이 많으면, 조직의 창의성은 죽을 수밖에 없다. 상품이든 제도든 그 아이디어가 참신한 것일수록 기존에 없었던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실행을 위해서는 리더가 불확실성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기존과 다른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더라도 리더가 ‘그런 사례가 있느냐?’, ‘그것이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가져와 봐라’는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되면 절대 실행에 옮겨질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아이디어 그 자체로 끝나버리고 아이디어의 실행을 통한 성과 창출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하루살이형 : 단기 운영업무 중심의 관리

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이 사업모델, 전략, 미래준비 등 큰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기존 사업 틀 속에서 당장의 이익, 비용 관리 등 단기성과 개선에 우선한 운영에 치중해서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극대화되기 어렵다. 그 첫째 이유는 먼저 리더들이 단기성과를 우선하게 되면 미래 가치가 있더라도 당장에 이익이 안 되는 아이디어들은 사장되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구성원들이 수행 하는 일의 가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큰 그림 보다는 운영관리 업무에 치중하면 현장에 대한 지시나 통제가 매우 세부적으로 이루어지고 보고 등 잡무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머리를 쓰고 지혜를 짜내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이 의미 있는 일을 발굴하고 구성원들에게 적절히 부여하는 직무 메이커Job Maker 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Leadership TIP■ 빌게이츠의 성공CEO의 원칙

훌륭한 경영에 마술 같은 비법이란 없다. 세계적인 기업자 CEO 빌게이츠(MicroSoft 회장)가 제시하는 성공CEO를 위한 10가지 지침은 효율적인 경영 리더십 훈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1. 업종을 신중히 선택하라. 당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라. 광적인 정열없이 생산적이 되는 것은 어렵다.

2. 조심스럽게 고용하고 기꺼이 해고시킬 준비를 하라. 당신은 강팀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경영을 잘한다 해도 변변치 못한 팀은 변변치 못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저 웬만큼 일하는 사람을 그대로 두는 것은 흔히 있는 실수다. 훌륭한 경영자는 그를 교체하거나 그가 분명히 성공할 수 있는 다른 일을 맡긴다.

3. 생산적인 환경을 조성하라. 이것은 각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에게 자신의 사무실을 주거나 아니면 모두를 열린 공간에 둠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때로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할 수 있다. 대개는 여러 접근법의 조합이 요구된다.

4. 성공을 정의하라. 당신의 직원들에게 성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그들의 업적을 측정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밝혀라. 목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프로젝트의 작업 일정은 그 일을 직접 하는 사람에 의해서 정해져야 하는 것이다.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는 조직을 좀먹는다.

5.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사람을 좋아하고 대화에 능숙해야 한다. 이것은 가장 하기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진정으로 즐기지 않는다면 그들을 잘 다루는 것은 어렵다.

6. 당신의 직원들이 당신보다 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라. 당신의 기술을 그들에게 전수하라. 부하 직원이 일을 잘해 당신 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고 걱정이 되면 사장에게 “교육을 잘 시키는 대신 저에게 맡길 새로운 일이 있습니까? 라고 물어라. 많은 똑똑한 경영자들이 이 같은 방법으로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미개척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해낸다.

7. 윤리를 확립하라. 직원들에게 그들의 일이 회사와 고객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라. 훌륭한 성과를 얻었을 때는 모두가 그것을 함께 느낄 수 있어야 한다.

8.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라. 직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상사는 일을 분배만 하고 정작 자신은 일하지 않는 사람이다.

9. 똑같은 결정을 두 번 내리지 말라. 한 번에 확고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간과 생각을 잘 활용하고 다시 그 문제를 다루지 않도록 하라. 자신없게 지나간 문제를 끄집어냈다가 같은 결정을 다시 내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10. 직원들에게 누구를 기쁘게 할지를 알게 하라. 그것은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의 사장일 수도 있으며 혹은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직원들이 ‘이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하나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야 하나’ 라고 고민하게 되면 당신은 조직에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다.

※ 백석대 대학원 기독교문학 전공지도교수, 계간 생명과문학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