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는 지난 7.1.(화), 7.3.(목), 이틀에 걸쳐서 전교생에게 2시간 연속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는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센터에서 지원하는 전문강사를 초빙하여 4년째 계속하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은 학년별, 학급별로 전문강사가 입실하여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진행하였다. 강사로 이용숙, 김민진, 이노래, 신성자, 김희성, 한성민, 임이숙 선생님이 참여하였다.
특히 본교의 경우, 방학을 이용하여 이주 배경이 같은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이 다수 있다. 또 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기술을 익히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노동인권교육은 법정 필수 교육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생활 교육이기도 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님의 노동에 대한 연민, 선생님을 비롯한 학교에서 노동하는 사람에 대한 감수성 있는 마음이 생기기를 희망하였다. 우리 학생들은 자신이 살던 곳으로부터 이역만리 먼 곳으로 이주하여 한국에 정착한 경우이다. 부모를 따라 이주하였기에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의 노동을 보며 자신도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학생들도 많은 편이라 노동인권교육은 더욱 절실한 현실이다.
처음에 “노동”에 대한 느낌을 마이드맵으로 할 때, 학생들은 ‘힘들다, 지겹다, 어렵다, 모르겠다, 지친다, 지저분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연상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만약 우리가 노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에 “백수, 히키코모리, 은둔자, 인생 낙오자, 루저, 기생충 등등” 심각한 답변이 돌아왔다. 누구도 그러한 삶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람은 노동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가족생활을 한다. 사람들이 아이를 부양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노동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노동(일)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하며 더 나은 삶과 여가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성실하게 일하는 모든 노동자는 존엄한 대우를 받으며 자존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회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노동인권, 노동법이 필요한 이유를 찾아보자. 인류의 역사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에서 잉여가치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자 이윤추구에만 매몰된 자본가들에 의해 빈부격차가 심각해졌다. 빈부격차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문제로 인해 사회적 위기가 닥치자 비로소 사회법이 등장하면서 노동인권, 노동법 이야기가 출현하기에 이른다.
누구나 하루 세 끼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며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며 존재감을 나타낸다. 또 사람은 일을 통해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소속감을 가지고 함께 사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회적 존재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노동은 생계유지, 자아실현, 성취감과 보람, 소속감, 더불어 사는 즐거움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기를 꿈꾼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내가 하는 노동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생계유지’만을 충족시킬 뿐 그 외의 다른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돈도 벌고 자아실현도 하며 소속감과 성취감,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면 그것은 최고의 노동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은 학습 노동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는 과정에 있으며, 다양한 노동에 대하여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숨은 노동 찾기’과정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사 준비를 해 주신 부모님의 가사노동, 교복을 세탁해 준 노동,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간다면 버스운전 노동, 칠판과 분필을 만든 노동자, 책과 학용품을 만든 노동자, 급식노동자, 수업을 하는 교사의 노동, 방과 후 농구 지도사, 학교 지킴이 선생님, 청소 환경노동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과일가게 아저씨 등 수많은 노동자와 연관된 삶을 산다.
그러나 대체로 보이지 않는 노동(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은 무시되고 보이는 상품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택배기사가 없다면? 환경미화원이 없다면? 음식점이 없다면? 가사노동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불편이 있을까? 만약 학교에 교사가 없거나 급식노동자가 없다면? 행정실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면?’ 따라서 타인의 노동에 대한 존중과 연민을 가져야 하며 “노동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사회문화로 정착되어 과 연민을 가져야 하며 “노동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사회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모든 노동은 중요하며 거기에 서로 기대어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노동인권 수업을 통해 상품 뒤에 숨어있는 노동자의 수고를 생각할 수 있는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노동은 없으며 불필요한 노동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노동인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비로소 다른 이의 노동위에서 우리가 누린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3학년 6반에서 수업을 진행한 이용숙 강사는 ‘수업을 통해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지만 근로계약서를 안 쓰고 일한 학생, 돈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청소년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이 아닌 곳에서 일한 학생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차시 청소년노동인권 교육을 받고 근로계약서를 꼭 써야 한다는 것과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유익한 수업이었다는 학생 소감을 듣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1~3학년 수업에 참여한 강사들은 한결같이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좋고 발표도 잘하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질문도 하며 관심을 나타내었다. 노동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노동에 관심이 많았으며, 쉬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에 자신의 꿈인 직업에 대한 상담까지 이루어졌다고 했다.
2학년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소감으로 선생님 “노동인권수업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로 이야기해 줘서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수업 태도가 좋았고 발표도 잘해서 수업 분위기 좋았으며 한국어가 부족한 친구를 위해 옆에 친구가 잘 알려주어서 인상적이고 강사로서 흐뭇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노동인권교육을 통해서 숨은 노동을 생각해내고 보이지 않는 노동 덕분에 우리의 일상 생활이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교육이 되었으며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훌륭하다. 흔히 우리가 하는 컴퓨터 게임은 소비자에게는 즐길 거리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생산하는 노동자에게는 많은 재능과 시간을 들여서 만든 생산물이다. 마지막으로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서 지원해 주신 강사들의 노동에 감사드린다.(글 염경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