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동학 현장 ② 금강, 물의 길
- 우금티 1
중앙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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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6 07:41 | 최종 수정 2025.01.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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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호
적시고 스미고 넘쳐서 길을 내는 것이다
하늘 구름에서 빗방울 가는 빗낱으로 내려
도랑 치고 졸졸 시냇물 모아 금강 천릿길
바다로 달려가는 것은 오직 그리움 때문이다
난바다 큰 물결이 손 까부르는 먹먹함
잡힐 듯 말 듯한 꿈을 안고 살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스미고 눕고
기꺼이 죽는 것은 천성을 살기 때문이다
후미진 계곡에서는 건널 수 없는 한길
방해하는 놈이 있어도 멱살 잡지 않고
비켜서서 조용히 흐르다 낙차가 크면
들판을 울릴 만큼 장한 소리로 우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 물의 뜻이기 때문이다
더하고 쌓고 빼앗고 죽이며 썩히고
제 맘대로 물길을 돌리려는 인간들에게
생명의 잠잠한 이치를 알리기 위함이다
사람 사는 마을을 비켜 에둘러 흐르는 것은
머무르지 않는 것이 본디 물의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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