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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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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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진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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復古禮然後 可以變今樂 (복고례연후 가이변금악)
數日盛朦暗 (수일성몽암) 며칠 어둠이 천지에 일렁이더니,
回節萬人惇 (회절만인돈) 만인의 애씀으로 절제를 찾았네.
貴患亂若身*(귀환란약신) 환란을 자기 몸처럼 귀히 여기고,
致虛極守篤*(치허극수독) 완벽히 비워야 두텁게 지켜 낼 수 있으리니.
2024년 12월 16일 오후. 월요일이라 이래 저래 챙길 것이 많다. 아이들 성적 처리에서부터 학년 말을 대비한 사소한 몇 가지 일을 정리하고 나니 오후가 되었다. 그 사이 나라가 엉망이라 엉터리 나의 한시를 쓰지 못하여 10일 정도의 공백이 생겼다. 그 사이 글을 쓰는 일이 참 어려웠다. 마음의 문제도 있지만 세상의 문제도 분명 있었다. 토요일! 다행스럽게도 나라가 절제의 상황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단초는 마련되었다.
노자께서 도덕경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경지는 절제 사회(a society of moderation)였을 것이다.(도덕경산책 43 참조 https://brunch.co.kr/@brunchfzpe
/1765) 그 절제의 미덕이 사라진 사회는 야수의 사회다. 이번 일로 우리 사회는 비워내야 한다. 욕망과 집착에 사로잡힌 우리의 모습을 비워내고 다시 또 비워내고 마침내 지켜야 것을 두텁게 지켜야 하는 세상…… 이번 환란의 극복에 거대한 영감을 준 젊은 세대가 그 단초를 보여주었다.
* 復古禮然後 可以變今樂(복고례연후 가이변금락) “古禮를 회복한 뒤에야 지금의 音樂을 바꿀 수 있다.”
옛날의 禮를 회복하지 않고 지금의 음악을 변화시킨다면 그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옛날처럼 지극함이 없는데 그 겉만 바뀐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남송의 학자인 주희(朱熹, 1130~1200)와 여조겸(呂祖謙, 1137~1181)이 주돈이(周敦頤, 1017~1073), 정호(程顥, 1032~1085), 정이(程頤, 1033~1107), 장재(張載, 1020~1077)가 지은 글 가운데 학문과 관련한 문제와 일상생활에 관한 문제 중 요긴한 622 항목을 뽑아서 14권으로 편찬한 책이 『근사록(近思錄)』이다. 그 근사록을 1248년 섭채(葉菜)가 체제와 내용에 수정과 보완을 통해 엮은 책이 '근사록집해'이다. 제목의 이 말은 제9권 치법(治法)의 서두에 있다.
* 貴患亂若身 도덕경 제13장
* 致虛極守篤 도덕경 제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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