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낭희의 ' 길 위의 인문학', 문학 선생님의 제주를 위한 헌사

누구의 가슴일까, 제주가 산다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11.25 08:31 | 최종 수정 2024.11.25 08:51 의견 0

오직 뜨거움으로

그저, 불타는 가슴 감추지 못해 터져나온 것들이라 했다 화산재가 되고 화산 분화구가 되어 돌기둥이 되어 수백 수만의 이름을 달고 태어나 한라산이 되고 오름이 되고 불타는 화산재들 바람에 몸을 맡겨 산산이 부서져 제주 쪽빛바다에 푸른 영혼을 적시며 떠오르는 해 지는 해로 수천년 수억년을 받아올려 성산일출봉 걸작을 빚었다 했다

가난한 아비의 슬픈 역사를 아는 뜰에 키작은 귤향기 익어갈 때면, 온통 들녘은 바람에 몸을 맡긴 순백의 억새꽃들 은빛으로 온 가슴을 적시건만 신비한 제주의 쪽빛 바다에서 사시사철 푸른 원시림을 하고는 바다를 낚는 어부만이 오가는 무인도만 백여개가 산다는, 한반도 땅끝 너머 슬픈 눈물 너머로 눈이부시게 아름다운 가슴안고

제주가 산다

시 ㆍ사진 이낭희(화수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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