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응우의 자연미술 이야기, 이란 예술유목 201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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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10.22 08:14 | 최종 수정 2024.10.22 08:15 의견 1
이응우 퍼포먼스, 핫산 아바드 사막
바지, 핫산 아바드 사막
핫산 아바드에 선 목마른 땅 유목작가들


아침에 핫산 아바드를 떠난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중북부의 역사 도시 카샨(Kashan)에 오후 세 시경 도착했다. 숙소 가까운 곳에 있는 ‘보로제르디 역사의 집(Boroujerdi Historic House)’은 19세기 돈 많은 상인의 사저인데 조미로운 장식이 일품인 이슬람건축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해 저물 무렵 일행들은 시내 바자르로 가고 필자는 숙소로 돌아와 그간 오지로 돌다 보니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 얼책에 소식을 자주 올리지 못한 것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이 도시는 외형적 규모는 작지만, 이란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도시다. 약 7,000년 전 유목을 마치고 처음으로 정착하여 도시가 형성된 것이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숙소도 시내에 있는 호텔이라서 싱글침대 두 개가 비치된 2인실에 전용 욕실과 화장실이 딸려있었다.

오늘 오후에 산골 마을의 워크숍을 끝으로 이란 노마드의 현장 작업은 종료되었다. 모두 진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마지막 작업은 공동작업으로 “물”을 주제로 협업퍼포먼스를 했다. 모두 입을 모아 “Water!”라고 크게 소리를 지른 끝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외침은 골짜기마다 메아리 되어 한동안 여운을 남겼다.

Stones, 이응우. 카샨(Kashan) 계곡
산비탈의 작업


이란의 휴일

유목작가들의 사막 체험
핫산 아바드의 소금사막


이란예술유목의 주제는 “목마른 땅(Thirsty Land)”이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데다 유목 기간이 건기라서 가는 곳마다 목마름이 피부에 닿았다. 그러나 이렇게 깡마른 대지에도 생명이 움트고 오랜 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현지 사람들의 지혜와 적응력에 경의를 표한다. 어쩌면 우리의 주제 “목마른 땅”이 이들이 마주한 현실을 대변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그래서 퍼포먼스의 마지막 외침, 아니 절규가 더 인상적이었나 보다.

내일은 또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하는 노마드의 연속이다. 마지막 활동지인 테헤란을 향해 아침 일찍 출발한다. 테헤란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 상상하며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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