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 내소사 가는 길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8.31 07:37 | 최종 수정 2024.08.31 07:38 의견 0

유영숙

벚나무도 애기단풍도 녹음으로 반기는
전나무 가지 끝 내소사로 이어지는 길
구름마저 낮달 뒤로 숨은
맑은 향에 씻긴 하늘 아래
변산 앞바다 짠물 몸으로 삭혀 내
아버지의 휠체어를 미는 아들
불도의 힘으로 밝은 낯빛에
바람꽃 향기 입가에 핀다

꽃피운 보리수 아래
범종각 넘어 흔드는 부드러운 바람
고기잡이 아버지 한평생 소금기 절인
두 손으로 합장한 손 끝
내소사 단청 닮은 살갗 위로
소생하는 전율이 흐르고
대웅보전 꽃창살 꽃봉우리 내려앉는다
탄신 맞은 부처님의 선물인가
부자의 마음밭이 공덕으로 쌓인다

저작권자 ⓒ 중앙교육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