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예비학교, 특별학급 한국의 화가 김홍도를 만나다.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7.15 06:44 의견 0

지난 7월9일(화) 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 국제부에서는 지역 문화 탐방의 하나로 ‘김홍도 미술관’을 찾았다. 다문화 예비학교 9명과 특별학급 25명의 학생들, 그리고 한국어-이중언어 강사들은 그림으로 만나는 한국문화 현장체험학습을 나섰다. 김홍도 전시관을 중심으로 문화해설가(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도 예약해 두었다. 오가는 길은 안산인재육성재단에서 지원하는 지역탐방 버스를 타고 안전하게 이동하였다. 김홍도 미술관에 도착하니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망중한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 와중에도 국제부 선생님들은 여름방학 동안 이중언어교실에서 공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알다시피 김홍도는 일반 백성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당시에 그림은 양반 계급의 전유물로 사군자, 문인화, 초상화, 산수화 등이 주를 이루었는데, 김홍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남겨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그의 풍속화첩은 이름 없이 살다 가는 서민의 희로애락과 유머를 담고 있어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김홍도의 많은 그림을 동시에 보는 즐거움에 학생들보다도 선생님들이 더 좋아했다. 김홍도 화가는 조선 후기 안산에서 거주하며 표암 강세황 선생의 제자로 성장하였다.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라 불리는 영조-정조-순조 시기를 살았던 김홍도는 강세황보다는 30여 년의 후학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진정한 동료였다고 한다. 그 결과 수많은 김홍도의 그림에 강세황은 글을 써서 비평가적 시선을 담았다. 그런데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을 본 강세황은 그림이 너무 밋밋하다고 여기고 호랑이 위에 사군자의 하나인 소나무를 그려서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이 되었다. 그들의 공동 작품 콜라보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한편 정조의 어머니였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화성행궁에 서 열기 위하여 능행하는 모습을 그린 8폭 병풍 그림도 있다. 이 ‘화성능행차행렬도’라는 그림이 있어서 지금도 수원에서는 10월 지역축제에서 완벽하게 재연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풍악을 울리며 앞서고 말을 탄 호위대가 임금이 탄 말을 사방에서 지키며 간다. 그 뒤에 가마를 탄 혜경궁이 있다.

선생님들은 김홍도 미술관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한편 매일 한국어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푸른 숲이 보이고 아름다운 미술 작품이 있는 공간에서 만 가지 시름을 잊고 즐거워했다. 다음 학생들과 강사들의 후기를 보면서 그 감동을 함께 느껴보시기를 바란다.(염경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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