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산중학교 현장체험학습, 바다향기 수목원을 찾아가다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5.23 09:42 | 최종 수정 2024.05.23 11:05 의견 0

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는 2024년 5월 21일(수) 다문화학생들과 함께 대부도 바다향기수목원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시에서 지원한 45인승 안산마을탐방 버스로 예비학교 학생 8명과 특별학급 학생 23명, 이들을 가르치는 한국어 강사와 통-번역 강사, 그리고 국제부 선생님들이 동행하였다. 학생들은 한국으로 이주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국어 공부에 여념이 없다. 그런 그들이 모처럼 학교를 벗어나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길을 나섰다. 학생들이 얼마나 들떠 있는지는 표정만으로도 그 기분을 알 수 있었다. 매일 지각하는 00이도 현장체험학습을 하는 날이면 누구보다 일찍 등교를 한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난다.

버스에 오르자 염경미 국제부 부장은 오늘의 날씨를 가리키며 “우리가 매번 현장체험을 갈 때마다 이렇게 날씨가 좋습니다. 그래도 안전에는 언제나 조심하는 게 제일입니다. 안전벨트 모두 하고 버스 안에서는 핸드폰 보지 말고 바깥 풍경을 구경하세요. 버스 타고 가면서 핸드폰으로 게임 하면 어지러워서 멀미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안산, 우리가 가고 있는 대부도의 변화를 설명해 주며 대부도의 바다가 간척사업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시화호 방조제가 건설되어 그곳에서 생산하는 조력발전소의 전력량은 세계 1위라는 사실, 누에섬을 건너가며 바라보는 풍력발전기, 탄도항에 있는 해양어촌박물관, 갯벌의 생태와 역할을 설명해 주었다.


바다향기수목원은 2012년에 문을 연 곳이다. 눈앞에 있으나, 알지 못하면 가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목원에는 마침 5월의 장미가 가득 피어서 우리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장미 향기를 맡으며 찔레꽃, 붓꽂, 창포꽃, 꽃잔디, 데이지 꽃을 보면서 감탄하였다. 때마침 풀을 깎은 뒤라 상큼한 풀 내음이 기분을 더 좋게 해주었다. 이어서 대부도 전체의 섬과 바다가 보이는 상상 전망대 가는 오르막길을 따라 힘차게 걸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며 올랐다.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몸이 가벼운 아이들이 날듯이 땅을 디디고 오른다. 상상 전망대 가는 길은 몽돌과 깬 타일을 섞어서 형형색색으로 바닥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바다 속을 연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왠지 깨어진 타일로 만든 바로셀로나의 구엘 공원이 연상되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서 멀리까지 볼 수 있는데 먼 곳으로는 영종도의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멀리 당진의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쏟아져 나오고, 시흥 배곧 신도시와 안산 지역이 보인다. 가까운 곳으로는 송산 신도시가 바로 옆에 있고 사람들이 오가며 건너는 누에섬이 있다. 오늘따라 썰물 물때를 만나 광활한 갯벌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 갯벌을 만들어주는 밀물과 썰물, 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소(시화나래)가 우리들의 시야에 들어온다. 더 가깝게는 대부도의 주민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펼쳐진다. 반농반어(半農半漁)생활을 하던 한적한 어촌이었던 이곳이 산업의 발달과 경제성장으로 새로운 관광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멀리 사방으로 난 바닷길과 섬과 섬을 잇는 방조제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야생화 정원을 지나면서 ‘척박한 땅에서도 죽지 않고 또다시 새순을 피우는 들꽃을 보면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고 마침내 꽃을 피우는 식물의 생명력을 닮아야지’ 하고 학생들이 생각하기를 소망한다. 한국으로 이주한 지 6개월이 채 안 된 학생들이 대부분이라서인지 패들렛에 소감문을 쓰라고 하니 주로 사진이 올라왔다.

여러 차례 바다향기수목원을 방문했다는 송근복 선생님은 대부도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즐거운 표정으로 여기저기를 설명해 주었다. 이어서 함께 학생 인솔에 참여해 주신 강사 선생님들의 남다른 소감을 들어본다. “버스 안에서 이번 체험을 기획한 염경미 선생님께서 오늘 가는 대부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셔서 현장체험학습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바다향기수목원에 도착해서 학생들이 삼삼오오 상상전망대를 올라가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 또한 걸으면서 2024년은 아주 특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문화 학생이 많은 여러 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교실 밖을 나온 건 처음입니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망망대해와 올망졸망한 섬들을 바라보면서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이러한 귀중한 시간과 알뜰한 행사를 마련해 준 관산중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라고 유혜진 선생님이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교실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보니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경치를 바라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저곳의 위치와 방향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라며 권지현 선생님이 감회를 밝혔다.

한편 “날씨가 너무 좋았고 꽃과 나무가 너무 예뻤어요” 라고 말하며 정희는 데이지 꽃을 들여다보며 좋아라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너무 황홀했어요. 산책하는 것처럼 가볍게 다녔지만 갯벌, 풍력 발전, 섬과 섬을 잇는 바다 위의 길 등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며 최연옥 선생님은 환하게 웃었다. 학생들은 러시아어로 뭔가를 쓰고 사진도 올렸는데 리나 선생님이 번역하여 통역해 주었다.

관산중학교는 다문화학생이 91%를 차지하는 말 그대로 글로벌한 학교이다. 그중 중도입국, 외국인 자녀가 80%이고 국내 출생 다문화학생은 10% 정도이다.(글 관산중학교 염경미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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