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응우의 자연미술 이야기, 작은 거인 리투아니아와 사우리우스 부부 2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4.16 06:00 의견 7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는 유네스코의 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구시가지의 건물과 골목, 광장 등 도시의 구석구석이 매우 유서 깊은 곳이었다. 사우리우스는 이곳에서 나서 자라고 현재도 살고 있는 예술가다. 그리고 그는 다른 한편으론 매우 유능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빌니우스 구도심에 그의 건축사무실이 있고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그의 부인인 디아나가 말했다. 지난번 상하이 엑스포의 리투아니아관을 그가 설계하고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그가 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미 1991년 국제적인 미술 프로젝트를 독일에서 기획한 바 있으며, 당시 백남준 선생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더니 즉석에서 적지 않은 현금을 건네주며 “중요한 일이니 잘하시오.”라고 격려받았다고 한다. 실제 그 당시 제작된 도록에 백남준 선생이 후원자로 명시되어 있었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예술기획자로서도 탁월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화가로서 미술사학을 겸비한 디아나와 결혼하여 딸 하나를 두었는데 그녀도 화가이고 사위도 화가라고 한다. 그럴 뿐만 아니라 그의 부친도 리투아니아의 국립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매우 두꺼운 개인 화집이 두 권이나 되는 화가였다. 사우리우스도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작가이니 그의 가족은 모두 골수 환쟁이 가문이다.

사우리우스는 빌니우스로부터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마음의 안식처를 두고 있었다. 그는 오래전 낡은 농가와 주변의 토지를 매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터전이 되었다고 했다. 2층 구조의 본채와 역시 2층으로 된 별채가 있고 그 옆에 창고와 소 작업실이 딸려있다. 그리고 넓은 마당과 언뜻 보기에 약 2만 평은 족히 됨직한 초지가 호수까지 닿아 있으며, 그 안에는 이상한 거대한 웅덩이가 있고 호수에는 꼭 그 웅덩이 크기의 마운드가 있었다. 그는 이곳을 “농부의 집”이라고 부르며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에 이 터전에 무언가를 구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사우리우스의 농가
리투아니아의 주요 국경일 친구 지인들이 그의 별장에 모여 그들의 독립을 자축하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

농가에서의 파티

가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그의 별장에 모여 전원의 평화로움을 즐기고 음식을 나누는 등 우의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했다.


리투아니아에 머무르는 약 1주일, 사우리스와 디아나는 나를 위해 최상의 배려를 해주었다. 예술가, 사업가, 예술기획자 등으로 시간이 부족하지만 가능하면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하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와 그들은 모두 동갑내기들이다. 아무튼 훌륭한 친구가 지구 저편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미구의 장래에 그의 농가 옆에 작품 하나를 만들어 세울 생각을 하면 신이 난다.

맷돌 위 탑
:그의 농장에 머무는 동안 주변의 환경을 활용하여 몇 가지 현장 작업을 했다. 특별히 정원에 세워진 맷돌은 그 규모도 크고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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