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에 예술유목 중 이응우 작 _벌레(Worms)_ 이즈미르의 새들의 낙원(Birds Paradais)에서 2017
이응우 퍼포먼스 _새의 낙원에 부는 바람(Wind Birds Paradais)_ 이즈미르에서 2017


일부 지역을 보고 튀르키에를 얘기하는 것은 아마도 ‘장님의 코끼리’가 될 것이다. 터키는 영토도 넓거니와 지정학적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충돌하는 틈에 낀 형국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띠고 있다. 인구 2천만 명 이상 이스탄불 자체가 하나의 국가라고 튀르키에 사람들은 말한다. 흑해와 카스피해 지역, 남부의 이란, 이라크, 시리아 접경지역, 중부내륙, 남부의 지중해 연안, 서북부의 에게해 연안 등 동서양은 물론 네 개의 바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 지형적으로는 아랍과 발칸의 사이에 위치해 터키의 문화적 다양성은 실제로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그 수용과 극복의 지혜에 따라 미래의 가능성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카파도키아의 상징인 바위와 작은 석굴들
카파도키아의 지형과 열기구


그럼에도 튀르키에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쿠르드 문제’다. 튀르키에만 2천만이 넘는 쿠르드인이 살고 있으며, 인접한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까지 합산하면 수천만 명은 족히 될 것이다. 그들은 위대한 ‘쿠르드스탄’ 건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일부 이라크에선 그들의 자치를 인정한 모양이다. 필자가 떠나던 날도 남부에선 쿠르드 테러리스트로 보이는 차량 자살폭탄 사고로 두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카파도키아 이응우의 작업 _빨간 짐승_ 2017


현지에서는 쿠르드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불이익이 없으며, 평등한 기회와 참정권 등 튀르키에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의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를 걸치는 지역의 ‘쿠르드스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궁극에는 이스라엘 제국 보존이라는 시온이즘 완성을 위해 쿠르드가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생각이다. 쿠르드 문제는 단순한 민족해방이 아니라 더 복잡하게 얽힌 지정학적 문제다. 튀르키에 내 쿠르드인 대다수가 원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종용으로 계속해서 불씨를 지피고 있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이응우 작 _이즈미르의 아홉개의 돌탑(Nine Stones in Izmir)_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