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낭희의 '길 위의 인문학'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2.19 22:07 의견 0

어부의 노래

그는,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늙은 어부라

상어잡이 마지막날

그물에 한 마리만 들었다지

지어미 장에서 흥정하며

지아비 상어잡이 마지막날 저녁찬으로 분주한데

허름한 방에 놓인

소박한 꽃쟁반들 소담스레

오랜 손님 기다리고 앉았으니

오늘,

바다에 나선 마지막날이라는

상어잡이 말이 끝나자

손님들 그저 말없이

늙은 어부의 손을 잡아주더군

날이 밝아

상어잡이 아들

홀로, 닻을 풀고 배를 내어 바다로 나서는데

늙은 아비 부둣가에 남아, 홀로

아들을 맞이하는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고 섰더군

영영

(화수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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