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여행】쿠바에서 온 편지 7

오늘은 호세 마르티의 날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1.29 08:46 | 최종 수정 2024.01.29 08:47 의견 0

우연히 센트로 광장에 갔다. 학교 전체 대표 코스프레 행진을 보았다. 어마어마한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토요일임에도 교사와 학생들과 진행자들이 더위(하긴 이들은 겨울이라 춥다 한다) 속에서 다양한 준비를 한 듯. 쿠바노들에게 물어보니 Jose Marti 탄생 171주년 페스티벌이라 한다. 쿠바에는 어딜 가나 구석구석 호세 마르티의 공원, 동상, 남겨진 글들이 많다. 국부라 불리는 이유가 이들에겐 충분한 것 같다. 교사들이 중간중간 대열에 들어가 독려하고 아이들의 함성이 우렁차다. 평가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마지막 숙소를 La Habana(올드 아바나)에서 센트로 쪽으로 옮겼다. 가는 길 공원에 시장이 늘어서 물어보니 이것도 오늘만 있는 특별 장이라고. 호세 마르티를 기념하는 듯. 저녁 8시경 아바나 대학 입구 계단에서 횃불 행진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 시간 휴식 후에 20분 걸어 대학에 갔다. 조금 기다리니 국가를 부르고 선언문 비슷하게 낭송을 하고 구호를 한참 외치더니 행진을 시작하였다. 비디오 촬영을 하다가 대학 안에서 나오는 인원이 너무 많아 중단.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한다. 처음엔 대학 입구의 몇십 명 정도로 생각했는데 대학 안에서 사람들이 끝도 없이 나온다. 아바나에 저렇게 사람이 많은가 할 정도로.


그들의 동선을 구굴로 확인하고 골목을 따라가다 보니 적당한 위치에서 구경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합류도 하게 되어 따라갔다. 경찰은 ‘hasta la fragua Martiana’(마르티아나 우물?) 이렇게 써줬는데 가다 보니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고 40분가량 따라가다 보니 말레콘(Malecon) 해변까지 왔다. 여기서 해산 분위기고 별 행사 없이 말레콘(방파제)에 앉거나 돌아다녀 해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집에 오는 길에도 호세 마르티가 어린아이를 어깨높이로 안고 왼손으로 한쪽을 가리키는 동상이 있다. 지도를 보면 미국 쪽 혹은 중미 쪽이다. 무엇을 말할까? 그의 바람대로 라틴 아메리카의 단결을 이루라 하는 것일까? 그의 시 한 편도 찾아 붙인다.

호세 마르티의 시


걸어 집에 와 맥주를 마시니 갈증이 해소된다. 맛난다.(시인, 시집<몇 걸음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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