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 대성당
8년 만에 온 산티아고 데 쿠바는 조금 허전합니다. 도착한 시간대가 뜨거운 한낮이어서 그럴까? 암튼 쿠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많지 않고 공원도 번잡하지 않습니다. 코로나를 겪고 조금 더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겉에서 여행지를 둘러보고 쿠바노들의 삶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2021년 화폐개혁을 통해, 1994년부터 2020년까지 사용한, 내국인용(CUP)과 외국인용(CUC)이 따로 있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지금은 PESO로 통일되었습니다. 여기 현지인들은 달러를 더 선호합니다. 쿠바 화폐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이곳 일정을 조금 길게 잡은 것은 체(Che)를 비롯한 혁명 게릴라들이 그란마 호를 타고 몰래 도착한 이곳에서 기다리던 정부군에 거의 몰사하고 살아남은 12명 혹은 17명의 사람들이 시에라마에스트라 산에 머물며 조직한 혁명 본부에 가까이 가보려 했었으나 몸살이 너무 심해 3일을 앓는 바람에 포기하였습니다. 대신 벨라스케스 발코니에서 보는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맥으로 대신합니다.
cobre 성당내부
그리고 좀 교외로 나가 cobre 성당에 갔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가는 길에 생화 해바라기를 파는 상인들이 많아 물어보니, 택시 기사가 써준 ‘para obsequiar a la patrona de cuba’ 글을 해석하면 ‘쿠바를 돌보는 수호성인’에게 바치기 위한 것이랍니다. 택시 기사는 자신의 amigo가 하는 곳에서 잠시 멈추며 꽃을 사라고 해서 10달러를 달라 하여 흥정하여 7달러로 샀습니다. 입구에 가니 역시나 빈자들이 먹을 것이든 돈이든 달라하고 일부는 아주 볼품없는 기념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전원의 성당이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고 감탄하기 무안합니다. 마침 미사가 진행 중입니다. 성체는 받아 모시지 못했지만 모든 참석한 모든 이에게 성수를 뿌려주셨습니다. 1523년 지어진 성당 내부는 아주 아름답고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와 새 소리가 성가에 묻어 합창을 하는 듯 잘 어울려 내내 코러스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쿠바의 수호성인에게 쿠바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헤밍웨이가 기증한 노벨 프라이즈도 찾기도 했지요.
코브레성당 내 헤밍웨이가 기증한 노벨 프라이즈
10일 아침 Holguin으로 떠나는 버스가 2시에 있어 아침 9시경 다시 돌로레스 광장으로 해서 혁명광장 몬까다 병영까지 돌아왔습니다. 광장으로 이어진 길에는 아침이라 그런지 출근하는 사람들 손에 상자를 들고 이것저것 파는 사람들 식당에 줄 선 사람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역시 아침은 시작인가 봅니다.(시인, 시집 <몇 걸음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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