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족 생태·된장 오덕 문화절 및 된장술 축제(이하 된장 축제)가 연길시 의란진 련화촌 민들레생태된장마을에서 2025년 6월 9일 시작되었다. 행사는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개막식 행사는 장독신 고사를 시작으로 된장 담그기 체험행사 및 세계 된장 담그기 표연 (表演)하며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연변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과 중국인, 한국에서 온 40여 명의 방문단이 참여했고, 특히 올해 처음으로 연해주의 고려인 노인단 70여 명이 처음으로 참가하여 의미가 더해졌다.
특히 이번 된장 축제(현지 표현 된장절大醬節)에는 연변 두레마을 간장과 거창 통일장(대표 우태영), 러시아 연해주 우스리스크 간장, 프랑스 메종 간장을 단지 하나에 쏟아부어 세계 평화를 기원하였다. 이 통일장을 씨간장으로 한 간장을 만들어 한민족과 세계 인류에게 보급하자는 의미이다. 다만 여기에 북한의 간장이 빠져 아쉬움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된장 축제는 올해 21회로, 연변두레마을(당시 사장 정병석)이 조선족 동포(대표 이동춘 회장)들에게 기증한 30만 평의 농토에서 생산한 콩으로 된장을 생산하면서 시작되었고, 된장이 단순한 음식의 재료를 넘어 조국과 고향에서 유리되어 살고 있는 연변 조선족들을 묶어주고 화합하게 해주는 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 행사를 운영하는 이동춘 회장은 ‘조선족의 지혜가 응축된 문화의 결정체’인 된장을 통해 하나의 조선을 찾아보자는 것이 된장절의 의미이며, 된장 하나로 만주 일대와 연해주, 대한민국의 한민족이 모여 벌이는 축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해가 갈수록 연변 외부에서 오는 한민족의 숫자는 늘고 있으나 도시로, 한국으로, 외국으로 돈 벌러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작 연변 거주 조선족 참가는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며, 점차 약화되는 조선족 자치권과 점점 강화되는 중국동화정책도 또 다른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연변 자치구는 '살아 있는 민속박물관'이어서 우리 고유의 민족 다양한 고유 음식과 복장, 춤과 노래가 자연스럽게 보존되고 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특별한 연출 없이 여러 무리의 조선족 할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즉흥적으로 민요 가락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 모습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민족 고유의 전통과 재래의 모습이 시현되는 것이다. 지나가다 보면 보면 함께 춤을 추자고 손을 잡는 노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작가는 페북에서 “주름이 가득한 할아버지가 북 장단을 넣고 있었는데 나이를 물으니 84세라고 한다. 흥겨움을 참지 못하고 무리에 끼어들었다. 노래 한 곡이 끝나 버스를 타기 위해 나오려는데 할머니들이 붙잡는 바람에 노들강변 노래에 맞추어 세 번이나 춤을 추어야 했다.”며, “작년에 이곳 조선족 동포들의 삶에 감동받아 또 왔다. 그보다도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한족동화정책에 의해 조선족의 문화 정체성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머리 숫자라도 채워보려고 참가했다.”고 말했다.
된장 문화를 사랑하고 오덕(五德)과 오상(五常)의 가치관을 인정하는 한민족의 축제로 계속 이어지기를 많은 참석자들이 희망하고 있다.(글 전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