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교장의 라이딩 까미노 6일차

레온산맥을 넘다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3.10.04 07:00 의견 0

Camino de Santiago 라이딩 6일차, 레온산맥을 넘다.

레온에서 출발하여 뿌옌떼의 돌다리를 건너고 작은 고개 3개를 넘어 아스토르가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볼거리가 풍부한 아스토르가를 둘러보고 레온산맥 중턱에 있는 라바날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해발 1,150m나 되는 폰세바돈 언덕을 힘겹게 넘어 레온산맥 아래의 산골마을인 몰리나세카에 도착하는 것으로 약 100km의 오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도 오전 초반엔 광활한 고원지대를 포장도로 중심으로 달렸습니다. 뿌엔떼와 오스피탈을 연결하는 중세의 돌다리를 지나면서부터는 인공으로 조성된 듯한 자작나무 숲이 까미노 주변에 보이다가 얕은 산들이 나타납니다.

메세타고원이 끝나가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까미노는 산속으로 들어가 자갈이 깔린 작은 고개 3개를 올라 아스토르가가 내려다 보이는 십자가 언덕에 이르렀습니다..

까미노엔 한국인들이 참 많습니다. 십자가 언덕에서 잠시 쉬는 동안 여러 명을 만났고, 고개를 내려서서 아스토르가 입구쯤에서는 휠체어를 탄 한국인 순례자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이나 까페에서 한국말로 인사하는 종업원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아스토르가는 볼 것이 많은 도시로 산타마리아 대성당, 가우디가 건축한 주교궁이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광장에는 무슨 축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많고 올드카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산티아고 신부다'라는 책을 쓴 인영균(끌레멘스) 신부가 근무했던 라바날은 소박한 성당과 수도원이 맑은 레온산맥의 하늘과 어울려 인상적이었습니다.

힘겹게 오른 폰세바돈 언덕 위에는 그 유명한 철십자가가 돌무더기 위에 우뚝 솟아 있어 경건함을 자아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레온산맥의 장쾌함은 힘겹게 이곳까지 오른 고통을 씻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숙소가 있는 몰리나세카는 레온산맥에서 흘러내린 맑은 계곡이 있는 마을로 우리나라 강원도의 한 펜션에 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중세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돌다리 옆 식당에서 스테이크와 포도주를 즐기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Buen camino!

저작권자 ⓒ 중앙교육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