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예술유목 최종 라운드 회의

에술유목 회의를 마치고

2014년, 예술유목 첫 출발 기념사진


오랜만에 7월과 8월을 온전히 작업실에서 보냈다.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지만 11년 전 퇴직 이후 대부분의 여름은 여행중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엔 캐나다를 다녀온 후 외출마저 자제하며 계속 작업실에서 창작에 전념했다. 그렇게 생활하는데는 역대급 더운 날씨가 일조한 셈이다.

작가의 창작은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별히 뭔가 해보려고 마음 먹으면 좋은 작업은 오히려 성사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골프를 치는 것과 같다. 멋진 샷을 내려고 힘을 주면 뒤땅을 치거나 공을 곧바로 쳐 오히려 좋은 샷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긴장을 풀고 힘을 뺀 다음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하면 공은 자연히 잘 날아간다. 예술 작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는 분방하고 유연한 분위기와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모처럼 맞이한 좋은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려는데 올여름엔 더위가 가장 힘든 복병이었다. 계속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해 매일 3~4번 샤워를 해야 했다.

입추, 말복, 처서가 연속적으로 지났으나 무더위는 여전할 뿐이다. 역대급 여름의 끝에서 고갈된 체력과 냉풍기의 영향으로 기관지 건강이 고르지 못하다. 이따금 의식되는 통증이 후두부에서 감지된다. 다음달 유럽으로 떠나기 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달포의 기간으로 여행하는 목적은 괴테의 유적이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위성도시 다름슈타트에서 열리는 '세계 예술유목'*에 참가하고 우크라이나와 접경인 루마니아의 동부 지역을 잠시 여행할 것이다. 특별히 올해 유목의 주제는 '민주적 자연(Democratic Nature)'이다. 그래서 전쟁의 포화가 계속되는 현실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올해처럼 사나운 기후 조건에서 건강하게 작업에 몰두하는 일이 쉽지 않다. 더욱이 컨디션 조절이 원만치 못한데 먼 길 여행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다시 한번 장강불식(長江不息)의 의미를 되새기며 어떤 위기와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되고 싶다.

2017년 예술유목 표지

2017년 예술유목 퍼포먼스, 투르키예 호르무스, 이응우

2016년 예술유목중 테헤란 미술관 회견

* 세계예술유목(GNAP/Global Nomadic Art Project): 2013년 공주의 '야투(한국자연미술가협회)'가 창설하여 세계로 뻗어나간 '자연미술운동'이다. 현재까지 한국(3회), 독일(3회), 프랑스(4회), 남아공(2회), 아르헨티나(2회), 몽골(3회), 인도, 이란, 이탈리아,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영국, 리투아니아, 멕시코, 투르키에 등이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