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학생들


관산중학교(교장: 지종문) 이중언어진출반 5명의 학생들이 제1회 서울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센터에서 주최한 <이주배경청소년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 참가하였다. 이대회를 주최한 서울대학교다문화교육센터(센터장: 모경환 교수)에서는 그 취지를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국어와 모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하였다”라고 밝혔다. 또 본대회 추진 과정을 직접 지휘한 하민수 교수는 “한국에 온 지 5년 이내의 학생들이 한국에 이주하면서 겪은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도록 하여 자신감을 키우고 긍정적인 정체성을 키우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교 이중언어진출반(자율동아리-지도교사: 염경미)의 다성 명의 학생들은 제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원고를 쓰고 말하기 연습과정을 과정을 날마다 거쳤다. 이중언어 능력자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본교 학생들은 거의 이주배경을 지닌 학생이지만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 이는 본교가 주최하는 교내이중언어말하기대회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다.


대회는 중·고등부를 분리하여 오전/오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진행에 앞서 순서를 정했는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결정되었다. 우리학교 로라가 1번으로 나가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여러분, 떡볶기 좋아하시는 분, 손들어 주세요” 했더니 관중석의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화답하였다. 모두 차분하고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끝까지 잘 해냈다. 특히 우리학교의 로라는 러시아, 빅토리아는 우즈벡, 희센은 필리핀의 전통복장을 입고 나와서 주의을 사로잡았다. 때마침 취재하러 나온 경향신문과 네이버 뉴스에 전통복장을 입고 참가한 로라와 빅토리아가 포즈를 취한 사진이 나와서 아이들이 환호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란 고려인 최빅토리아는 “선생님도 친구들도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 무섭고 힘들어서 학교에 가기 싫었다”며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천천히 자신감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국어와 한국어로 발표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진 ‘이중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였다. 판 아나스타실리아는 “살다 보니 다르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것”이라며 “달라서 알고 싶은 것도 배울 것도 많아 사는 게 아주 바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스네하양도 “나는 한 문화에 속한 사람이 아닌 두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 위에서 자라고 있는 사람”이라며 “한국어도 싱할라어도 모두 내 언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인 이중언어 능력을 살려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글 염경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