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문이 열린다
창경궁 홍화문
숭문전 함인정 통명전 영춘전
수백의 문이 열리자
옛사람들이 말을 건다
문고리가 흔들린다
마른 연못에 물이 흐른다
고목들이 온 가지를 드리운다
처마끝으로 석양이 번진다
문을 사이에 두고
몇백 년이 산다

시 이낭희(화수고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