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그리움을 심다 15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10.06 07:13 | 최종 수정 2024.10.06 07:14 의견 0


현 자

당신이 계신 쪽에서 해가 뜨고
당신의 이름으로 해가 저뭅니다
계절이 오기 전부터
내 맘에는 벌써 당신이 오셨지요
계절이 끝난 뒤에는 아릿한 추억으로
아직껏 당신을 보내드리지 못했어요
봄날 새순 돋던 싸리 둔덕에
어느새 조롱조롱 싸리 씨앗이 여물고
천장호 둘레길 무성하던 나뭇잎들도
머잖아 붉나무 단풍으로 물들테지요
풀벌레의 목청이 한결 낮아진 지금
가을 하늘만은 나날이 푸르고 깊어져서
가마득히 시간이 멈춘 저, 시원始原의 나라에서
나는 당신께
청정한 사랑을 약속합니다
가볍게 말하고 또 쉽게 깨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어두울수록 시리게 빛을 뿜는 북두성처럼
늘 그 자리
변함없는 그리움으로 서 있겠어요

사진 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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