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천년의 시간이 흘렀을까
화강암 깎아지른 절벽에 피어난 이 푸른 생명의 가지들은

이건 또 무언가
화강암으로 에워싼 병풍사이로
천년의 물이 흐르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가

산그늘도 하늘도 구름도 취해 버린
깊고 푸른 산호수에 사는
붉은 잉어떼들
하늘을 나는 듯
거침없이
툭,
튀어올라

천년의 명작을 보다
꿈인 듯하여
눈을 씻고

내 가난한 붓을 드니
여긴
한가위 들녘
가난한 달방이라

창호문 너머 먼길을 온
반가운 손님은 하냥 울어대는데
마침내 내가 왔노라고
귀뚤귀뚤

시 ㆍ 사진 이낭희(화수고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