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응우의 자연미술 이야기, 이탈리아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4.23 06:30 의견 4
밀라노 두오모
웅장하고 섬세한 성당의 석조건축 그리고 표면을 장식한 각종 조각 작품들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곳을 떠날 수 없게 한다.

밀라노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활기차고 자유분방한 모습 그대로였다.


우리와 닮은 점이 많은 나라, 밀라노와 베니스

어젯밤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땅을 밟았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석양에 이륙하여 자정 무렵 밀라노의 베르가모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입국장에 아는 사람의 그림자가 비치지 않아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리는데 이곳의 작가 발레리아가 차가 막혀 늦었다며 반가이 맞이해주었다. 내심 안도의 숨을 쉬고 그녀의 뒤를 따라 어두운 밤길을 한참 달려 숙소로 왔다. 그동안 서늘한 기후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무더운 곳으로 왔더니 후텁지근한데다 선풍기마저 없어 더위에 약한 필자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새벽에 일어나 샤워하고 빵 한 조각 먹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찬거리 준비 차 발레리아와 쇼핑하기로 약속한 시각이 다가와 미리 나가 산책할 생각으로 밖으로 나왔다. 숙소 밖에선 이웃 사람들이 낡은 피아트를 수리하느라 아침부터 수선이었다. 공동주택의 뒤편으로 연결된 통로를 통해 나오니 밤나무, 호두나무, 무화과나무들이 있었다.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곧바로 마을의 끝이었고 건너편 마을과 멀리 높고 낮은 산들이 정겹게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에서 끝없는 들판만 보고 있다가 중첩된 산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한국의 어느 동네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 발레리아가 나타나지 않아 마을의 위아래를 서성거리다 어느새 정오가 넘었다. 7월의 햇살이 얼마나 영글던지 차라리 건물 안이 더 시원할 것 같아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눈이 덮인 산의 위용과 계곡을 흐르는 빙하는 신비로웠으며, 만년설이 녹은 물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발레리아의 가족 친지들

몬테로사(알프스) 사람들

Monte Rosa

흰 눈이 덮인 산의 위용과 계곡을 흐르는 빙하는 신비로웠으며, 만년설이 녹은 물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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