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의 철학, 제물齊物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4.04.17 09:13 | 최종 수정 2024.04.17 09:23 의견 0

齊物*

大塊噫吸氣 (대괴애흡기) 천지자연이 호흡하니,

有物混沌中*(유물혼돈중) 사물은 혼돈 속이라.

顯然多色發 (현연다색발) 온갖 색을 드러내니,

景失罔兩無*(경실망량무) 경도 없어지고 망량도 없네.

2024년 4월 10일 오전. 사전 선거를 마쳤으니 오늘은 온전히 자유롭다. 산 빛이 참 곱다. 하여 즉시 옮기다.

* ‘제물론’은 『장자』 전편을 통해 가장 난해하고 동시에 가장 철학적인 장이다. ‘남곽자기’라는 가공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장자’ 철학의 핵심이다. 중국의 서진 시대 ‘장자’ 철학자 ‘곽상’은 그의 ‘장자주’에서 ‘제물론’을 이렇게 평했다.

“夫自是而非彼 美己而惡人 物莫不皆然 然故是非雖異而彼我均也 (부자시이비피 미기이악인 물막부개연 연고시비수이이피아균야)”

“대저 스스로를 옳다 여기고 다른 사람을 그르다 하고, 자신을 아름답게 여기고 다른 사람을 나쁘다(추하다)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 그 때문에 옳고 그름이 비록 다르지만 상대와 나는 고르게 된다.” 이른바 만물제동萬物齊同을 ‘제물론’의 핵심으로 본 것이다. 오늘 본 산 빛은 모두 다른 색이지만 역시 한결같은 자연이다.

* 도덕경 25장을 용사함.

* ‘경’과 ‘망량’은 역시 ‘제물론’에 등장하는 그림자 이름이다. ‘경’이 본 그림자, ‘망량’은 곁 그림자를 일컫는다. 이들의 대화는 실체 없는 것들에 의한 실체의 이야기로써 ‘장자’가 우언寓言을 통해 진리를 설명하려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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