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호의 독서 칼럼, 다시 생각해보는 한비자
인재가 없으면 나라의 안정이 올 수 없듯이 기업도 인재가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
중앙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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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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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나라의) 안정과 위기는 어떤 정책을 내느냐에 달렸고, (나라의) 존속과 멸망은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달렸다.” “그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거든 그가 쓰는 사람을 보라!”
인재가 없으면 나라의 안정이 올 수 없듯이 기업도 인재가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 나는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체포를 하는 중계를 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그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지 못해 나락에 떨어졌다. 작은 기업들을 운영하는 나는 직원들을 선발하는 권한을 직원들에게 넘긴 자가 오래되었다. 팀원을 뽑을 때는 팀장에게 결정권을 넘기고 간부들이 그를 돕게 만들었다. 언젠가는 그들이 회사를 이끌고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군주의 통치술을 말하는 주도(主道)편에서 “현명한 군주는 지혜로운 인재들이 자신의 지략을 모두 사용하게 만들고 자신은 그에 따라 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혜를 씀에 마를 날이 없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김영수는 『한 번 만 읽으면 여한이 없을 한비자』(창해)에서 이 말을 인용한 뒤 “수준 높은 리더의 리더십은 타인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여 자신의 사업을 완성하는 데 있다. 한비자는 리더의 지혜는 몸소 모든 일을 챙기는 데 있지 않고 인재들의 재능과 지혜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 했다. 이런 인식은 오늘날 리더십 이론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럼에도 맡겨도 될, 맡겨야 할 일까지 구석구석 챙기면서, 리더는 ‘무오류의 존재’라는 미신에 빠져 있는 리더가 의외로 많은 현실이다”라고 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장점이 있다. 서한 왕조의 개국 준주인 유방은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부를 결정하는 일이라면 나는 자방(장량)만 못하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달래고 전방에 식량을 공급하고 양식 운반로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내가 소하만 못하다. 백만 대군을 통솔하여 싸웠다 하면 반드시 승리하고, 공격했다 하면 틀림없이 손에 놓는 것이라면 내가 한신만 못하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인걸이고, 내가 이들을 쓸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이다. 항우는 범증 한 사람인데도 믿고 쓰지 못했으니, 이것이 내게 덜미를 잡힌 까닭이다.”라고 말했다.
유방은 자신이 삼불여(三不如, 세 사람만 못하다)의 리더십으로 초한쟁패의 승리자가 되었다. 곧 체포될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은 과연 인재를 볼 안목이 있었나!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만 기용한 뒤에 혼자만 떠들어대다가 스스로 망한 것이 아닐까! 덕분에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체포과정을 방송으로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지금의 위기만 잘 넘기면 우리는 인재 기용에 대한 가장 중요한 교훈 하나는 확실하게 공유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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