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우 작, 팜트리의 드레스 코드(Dress code of Palm Tree), 튀르키에 이즈미르, 2016

이즈미르 중심 알산작 거리

오래전 독일에서 튀르키에 사람을 처음 보았다. 검은 머리에 눈이 부리부리하고 콧날이 우뚝한 모양이 옛날 페르시안처럼 보였었다. 특히 여인들은 차도르를 두르고 다니기 때문에 회교도들의 약간은 보수적이며 배타적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이즈미르에 와보니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물론 이곳이 개방적 해양도시이기는 하지만, 문득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궁금해질 만큼 서구화되어 있다. 다양한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자유분방한 거리의 모습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물론 지금도 동부와 남부 산악지방의 사람들은 매우 보수적이며 회교원리주의를 지향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집권당도 원내 다수당으로서 보수적 정당이며 이슬람 율법으로 다스리려 한다. 그러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아타튀르크를 신봉하는 다수의 튀르키에 사람은 지속적인 개방과 개혁을 추구하므로 결코 이슬람 혁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롤은 전통 조각만을 고집하는 작가가 아니라서 2006년 공주 자연미술비엔날레에서 만나게 된 사람이다. 여러 번 만난 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끌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한국동란에 파병했던 것, 한일월드컵 4강전에서 승패를 떠났던 것 등 남다른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다.

투르키에 자연미술가 단체 Patika와 함께. 한국의 '야투'와 같이 자연미술을 연구하는 단체로 이응우의 연속적 방문으로 2016 (1)

투르키에 전통도공의 물레 성형 시연

그의 할아버지는 불가리아 사람인데 오스만 튀르크 시절 귀화했고 아버지는 튀르키에 공군 소속으로 나토에서 22년을 복무했으며 퇴직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회사에서 근무했었다고 한다. 반면 새마의 조부모는 마케도니아 사람이었으니 그들의 아이는 부계로 따지면 불가리아, 모계로 치면 마케도니아 혈통이다. 아이의 눈동자가 옅은 청록색인 것도 이유가 있었다. 새마는 어려서 자기 눈만 갈색이어서 “왜 나만 다르냐?”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너도 채소를 많이 먹으면 다시 파래진다.”라고 해서 열심히 채소를 먹었다고 했다.

짧은 방문을 마치며 이미 서구화된 이슬람 문화권의 다문화인들, 그러나 그들의 가슴에는 아직도 동양적 정서가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이 정서는 그들이 서양과 다름을 대변하는 정체성인 것이다. 나는 그들이 영웅으로 추대한 무스타파 케말 대통령의 혁신적 개혁의 목표처럼 인구 1억에 가까운 터키가 주변의 나라들로부터 견제를 받지 않고 자유를 신봉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로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유서 깊은 튀르키에의 바자르

예술유목 중 정원에서의 식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