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응우의 자연미술 이야기, 루마니아 안의 헝가리 1
노마드의 진수 무호스(MUHOS), 2014년 8월
중앙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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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07:00 | 최종 수정 2024.12.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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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북부 에게르(Eger) 놋스바이 마을의 집시 동굴에 잠시 머물다 6일 아침 일찍 루마니아 안에 있는 헝가리인들의 땅 트랜실바니아를 향해 길을 나섰다. 광활한 헝가리 들판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질러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다만 자연경관이 달라졌고 화폐가 포린트(Forint)에서 레이(Lei)로 바뀌었으며 이정표와 간판의 글씨들이 조금은 낯익은 느낌이었다. 어디를 가나 헝가리의 말과 문화를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국경만 넘었을 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온종일 들을 지나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또 국경을 넘어 16시간 이상 차를 달려 도작한 곳, 지도를 보지 않고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이다. 한나절 전에 티구무레스(Tea Gu Mures)를 지나서 왔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궁금한 가운데 계속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목적지를 향해 계속 내달렸다. 창밖의 낯선 풍광이 그런대로 장시간 피로를 잊게 해준 셈이어서 다행이었다. 자연 조건이 목축에 좋은 지형과 기후였다. 여기저기 풀을 베는 모습과 건초를 모아 큰 더미를 만들거나 나르는 모습들이 분주하지만 평화롭게 보였다. 가끔 차창을 넘어 들어오는 소똥 냄새도 도심의 공해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저물 무렵 일행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도착한 곳은 목초지와 숲이 반반씩 잘 어우러진 산골 마을이었다. 큰 골짜기 아래 냇물이 흐르고 물길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문득 골짜기가 좁아진 곳에서 좌측으로 접어드니 “MUHOS”라는 간판이 나타났다. 조수석에 앉았던 피터가 오른손을 번쩍 들어 간판을 가리키며 “이제 다 왔다.”라고 소리치자, 우리는 모두 하나 같이 환호로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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